Climbing/침낭·우모제품

발란드레 우모복 베링500

Steven Kim 2008. 11. 21. 22:04

왠만큼 해외유명브랜드를 꿰차고있는 사람이라도 프랑스의 "발란드레"라는 브랜드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있는 경우가 많을듯 합니다.

 

발란드레는 프랑스의 우모침낭과 우모복을 만드는 업체입니다. 

 

유명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천재 디자이너들이 유행을 선도하는 멋진 패션아이템을 만들어내어서 유명해진 업체가 아니라, 디자인은 단순하지만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고봉설산에서 체온을 유지하여 춥지않토록 꼼꼼히 재봉질하였고 복제품 찍어내듯 후다닥 뚝닥 대충 돈벌기위해 만들어 팔기기보다는 발란드레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엄동설한속에서도 최대한 따듯함을 느낄 수 있도록 보들보들한 최상급 거위털이 있는만큼만 만들고있는 발란드레의 우모침낭과 우모복은 그래서 유명합니다.

 

대충 비슷비슷한 우모복이 다 그게그거지 뭐가 그리 특별하냐 싶은데(인터넷에서 떨이가격에 파는 노스페이스 짝퉁 우모복은 사는순간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집니다), 발란드레 우모복은 좋은 우모복의 기준을 제대로 제시한 제품입니다. 최첨단의 우주공학재료가 잔뜩한 지금이지만 여전히 추운지방인 피렌체에서만 산다는 자연산 피렌체산맥 흑거위의 보송보송한 겨드랑이 거위털만을 고집하여 충진재로 사용하고 있으며, 솜털과 깃털의 함유비율도 회사가 망하든말든 옛날방식처럼 고집스럽게 95;5의 비율을 칼같이 지키며 제품을 생산합니다.  

 

소비자들에게 괜한 뻥치지않고 잔머리 굴리지않고 그냥 우직하게 옛날에 해오던 방식 그대로 좋은 재질만 골라서 꼼꼼하게 만들엇 받을가격받으며 팔다보니 동호인들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슬그머니 유명해진 Valandre의 우모침낭과 우모복. 

 

우모복의 품질을 가름하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가 필파워입니다.필파워라고 하는 것은 우모복을 접었다가 다시 펼쳤을때 부풀어오름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인데, 실제 발란드레 우모복들의 필파워는 그냥 보기에도 와 하는 탄성이 저절로 터져나올정도입니다.보관주머니에서 꺼내자마자 마치 가스풍선이 부풀어 오르는것 처럼 풍성푹신하게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제품에 대한 애정이 생겨납니다.

 

발란드레 우모복은 스타일이  딱 몇가지 종류로 그저 단순합니다. 디자인이 특별하지도 않고 스타일도 그저 그렇지만 보온력의 정도를 나타내는 제품의 내한온도는 베링500의 경우 세계최고급인 영하 30도...

 

우모함량 500그램으로 가장 많이 들어가 있는 발란드레 우모복중 최상급 제품이 바로 엉덩이를 덮는 파카스타일의 베링500 입니다. 베링보다는 한단계 아래급으로 우모함량이 350그램 들어있는 제품이 시리우스350 인데 겉보기에는 앞포켓부분의 모습이 약간 틀린것 빼고는 베링500이나 시리우스350이나 그냥 똑같습니다.(베링500은 앞지퍼가 안쪽과 바깥쪽 2군데로 되어있고 시리우스는 그냥 앞지퍼 하나) 그리고 일상생활에도 활용할 수 있는 자켓타입의  우모함량 250그램인 키루나250이 있습니다. 

 

모델명은 잘 생각나지 않지만 위아래 한벌로 붙어있는 전문고산용 우모복, 우모장갑, 우모버선 그리고 우모조끼가 발란드레 우모복 제품의 전부 입니다.

 

발란드레는 아마도 우모침낭 생산에 더 비중을 두고 있어 대부분의 엄선된 거위털들을 침낭에 먼저 사용하기 때문인지 발란드레 우모복은 프랑스 현지에서도 구입하기가 그리 쉽질않더군요.

 

본인의 경우, 늘상 구입을 염두에 두고있던 베링500을 사이즈와 원하는 칼라의 제품을 구입하기까지 2시즌 이상 걸렸고, 키루나 250은 사이즈가 맞는 제품이 없어서 파리에 들릴때 마다 매번 발품을 팔았지만 재작년 여름철에야 겨우 구입 할 수 있었으며 꼭 한벌 가지고 있으면 활용도가 좋겠다 싶은 발란드레 우모조끼는 사이즈가 없어서 매번 프랑스 현지 판매점을 찿지만 아직 구입을 못 하고 있을 정도 입니다.

 

베링500 우모복은 일상에서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울정도로 풍성한 편 입니다. 입으면 너무 부풀어 올라서 마치 미쉐린타이어의 로고같은 모양으로, 언젠가 한번 추운겨울날 시내에서 베링500을 입었더니 주변사람들이 죄다 이상하게 쳐다보더군요..^^

 

그러나 한겨울 추운 산정상에서 비박시에는 원더풀합니다. 몸이 부들부들 떨릴정도로 춥다가도 베링500을 꺼내 입으면 순간적으로 몸에 온기가 느껴집니다. 베링500 우모복을 입고있으면 왠만해서 얼어죽을일은 없을 듯 합니다. 개중에는 죄다 2000미타급 이하인 우리나라 겨울산에서 비박할 때 에베레스트에서나 입는 내한온도 마이너스 30도 짜리 빵빵한 우모복이 무슨 필요가 있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에고 행님..천만의 만만의 말씀....올라가서 자봐...겨울 비박용 우모복은 빵빵하면 빵빵 할 수록 좋습니다.

 

베링500 우모복 국내에서는 100만원을 넘기며 프랑스 현지가격도 대략 600-700유로 정도의 고가이지만, 괜한 브랜드이름과 유난스런 디자인 때문에 비싼것이 아니고 그만한 성능과 기능을 추구한 제품이기때문에 나름대로 구매밸류가 있습니다.

 

그러나 베링500을 단지 서울근교 워킹겨울산행에 사용하기위해 구입하려고 한다면 말리고 싶군요.

 

근교겨울산행에 손쉽게 팩킹하여 가지고 다니기에는 베링500 우모복을 일단은 배낭에 꾸려넣고 꺼내기가 부담스럽습니다. 물론 왠만한 다른 우모복들에 비하면 내한온도에 비해 자그맣고 가볍지만 그래도 근교겨울산행용으로는 오히려 거추장 스럽습니다.근교겨울산행용으로는 그냥 적당한 우모자켓 정도면 산정상에서 잠시 머무를때 몸의 체온을 지켜주기위해서는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그러나 야외에서 한밤을 보내야하는 겨울캠핑이나 비박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왕추천하고 싶은 제품입니다. 어짜피 우모복은 한번 준비하면 평생사용하게 되니까 이왕이면 빵빵한 제대로 된 제품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을 듯 해서요.

 

우모복을 입었을때는 랜턴이나 버너등 화기근처에서는 특별히 조심하여야 합니다. 가깝게 화기에 다가간것 같지도 않고 그냥 살짝 주변을 스쳤을뿐인데도 화기에 특히 약한 우모복의 겉감에 불구멍이 뽕 하고 납니다.

 

실제 비박을 하시는분들 보면 조심성이 남다른 분들의 우모복들도 죄다 불구멍 때운 자국이 태반 입니다.(처음입고 나선 작년 겨울 불곡산 야영장에서 키루나250 소매 끝부분에 불빵이 났는데 대체 언제 어떻게 불빵이 생겼는지도 모르는사이에 구멍이 나고 말았더군요. 그러나 불빵이 났더라도 너무 속상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모복 불빵을 태우는 접착고어텍스가 아주 깜쪽같이 우모복의 불빵을 거의 완전하게 때워줍니다. 전문수선점에 맡기면 같은 불필요부위의 같은 원단을 오래내 불빵 부위를 깜쪽같이 때워줍니다. ) 

 

 

삼각산에서 야영중 발란드레 베링500우모복과 우모오버트라우저로 방한한 모습 

 

노랑 베링500우모복과 토르(Thor)침낭 그리고 역시 노랑색인 몽벨텐트로 연결되어지는 엘로우라인을 만들기위해 나름 좀 신경썼습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