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vel & Others/혼자쓰는 이야기

무릎연골

Steven Kim 2007. 5. 30. 14:46

[질병탐구(30)] 무릎 연골판·연골 손상


오랫동안 쪼그려 일하면 무릎 손상 위험

중년에 접어들어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대개 막연히 노화 과정에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관절염이라고 생각하고 고통을 감수하거나 진통제나 파스로 연명하곤 하는데 자칫 병을 키울 수 있다.


무릎 질환 중에는 젊은층이나 중년층을 막론하고 연골판 파열이 가장 흔하다. 젊은 사람이라도 격렬한 운동 과정에서 무릎 연골판을 다칠 수 있다. 보통 연골판 파열에 뒤이어 생기는 연골의 손상이 그 다음으로 흔하고 더 심해지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한다. 방치할수록 더 심각한 질환으로 변한다.

연골판은 뼈에 붙어 있는 연골과 연골 사이의 C자 모양의 섬유성 조직으로, 무릎 안쪽과 바깥쪽에 하나씩 두 개가 나란히 있다. 연골판은 연골과 함께 뼈와 뼈가 직접 맞부딪치지 않도록 충격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연골판 덕에 관절은 안정되게 자리를 잡을 수 있고 관절액이 고루 퍼져 관절운동이 원활해진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다리가 돌아가는 충격을 받으면 잘 찢어진다. 다리가 안쪽으로 돌아가면 무릎 내측 연골판이, 반대의 경우 외측 연골판이 손상을 입는다.

20·30대의 연골판은 단단하지만 농구나 축구 등 과격한 운동에 의해서 주로 찢어지고 크게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40대 이후에는 노화로 약해져 있는 상태이므로 심한 충격을 주지 않더라도, 주차된 차를 밀거나 층계를 내려오는 정도의 충격으로도 연골판이 찢어질 수 있다. 때문에 특별히 다친 기억이 없는데도 연골판 손상으로 통증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무릎을 구부리고 바닥 일을 많이 하는 중년층 주부에게서 연골판 손상이 매우 흔하다.

관절치료 전문병원인 연세사랑병원에서 분석한 결과 연골판 손상 환자의 절반 가량이 40~50대였고 그 중 대부분이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고 일하는 주부였다. 이들의 90% 이상은 내측 연골판이 파열됐고 1년 이상 방치한 환자의 60%가 연골까지 손상을 입었다.

운동을 하다가 무릎이 돌아가 연골판이 손상된 환자는 바로 무릎이 아프고 붓기 시작한다. 특히 밤에 자고 일어나면 걷기 힘든 정도가 될 수도 있다. 이와 달리 노화로 연골판이 약해진 상태에서 작은 충격으로 찢어졌을 땐 무릎에 약간의 이상만 느끼고 큰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으므로 방치하기 쉽다.

특히 찢어진 직후엔 붓고 아프다가도 며칠 지나면 가라앉는다. 하지만 그 뒤로 무릎이 무리를 할 때마다 붓고 아픈 것이 반복된다. 간혹 찢어진 연골판이 끼어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다가도 다시 자유롭게 움직이는 ‘잠김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현상은 무릎 질환 중에서 연골판 손상의 특징적 증상이다. 이 밖에 바닥이 울퉁불퉁한 길을 걸으면 다리가 휘청거리고 층계를 내려올 때 무릎이 거북하고 둔탁한 소리가 나곤 한다.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무릎을 안쪽과 바깥쪽에서 만져 보면 허벅지 뼈와 정강이 뼈 사이에 움푹 들어간 간격을 느낄 수 있는데 그 부위를 눌러서 아픈지를 봄으로써 간단하게 연골판 손상을 진찰할 수 있다.

환자 스스로 진단해 볼 수도 있다. 양쪽 무릎을 벌리고 발을 바깥쪽으로 향하여 쪼그려 앉을 때 통증이 있으면 외측 연골판이, 안쪽으로 향하고 쪼그려 앉을 때 통증이 있으면 내측 연골판의 손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정확한 진찰을 위해선 MRI(자기공명영상진단장치)를 이용하거나 내시경으로 관절 내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

연골판이 찢어진 것은 봉합수술을 할 수 있지만 실제로 환자 중에 봉합이 가능한 경우는 10명 중 1명 정도뿐이다. 대부분은 파열 면이 매끄럽지 않아 봉합이 어렵다. 이럴 땐 부득이 더 이상의 파열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연골판의 손상된 부분을 도려낸다.

연골판을 절제한 양이 많지 않을 때는 크게 지장이 없을 수도 있으나 연골과 연골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부분이 손상됐으므로 연골에 직접 충격이 가 오래 방치하면 연골 손상이 진행되어 조기에 퇴행성 관절염이 올 수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연골판 이식수술을 받아야 관절염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우선 이식받을 환자의 연골판 크기를 X선으로 측정하여 정확히 그 크기만한 연골판을 이식한다. 이식하는 연골판은 사망자 시신을 의료용으로 많이 쓰는 미국에서 주로 수입된다. 수술은 관절내시경의 경우 1시간30분 정도 걸리고 4주간 관절을 고정해야 한다. 이 수술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관절을 거의 정상에 가깝게 회복시켜 주기 때문에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최근에는 의료보험이 적용돼 환자들의 부담이 줄었다.

연골까지 손상된 경우엔 환자 자신의 연골세포를 배양하여 이식한다. 연골은 혈관과 신경이 없으므로 뼈가 노출되기 전에는 통증이 적지만 한번 손상되면 자연 재생이 안 된다. 이로 인해 한동안은 치료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자신의 연골세포 일부를 떼어내 4~6주간 배양한 후 손상된 연골 부위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배양한 연골세포는 액체 상태이므로 이를 잘 정착시키려면 주변의 뼈에서 골막(뼈의 껍질)을 떼어내 손상 부위를 싸 주어야 했다. 이럴 경우 골막의 사이로 연골세포액이 흘러나올 수 있고 수술 부위가 넓어지고 통증이 큰 단점이 있다.

최근엔 액체 성분의 연골세포에 접착제를 첨가하여 바로 손상 부위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수술이 간단해졌다. 5분만 지나면 연골세포액이 굳어 안정되는 것이다. 기존 연골세포 배양술에 비하여 최근에 도입된 수술방법은 절개 부위가 좁고 수술시간이 짧아져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입원기간이 단축되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

“연골판·연골 손상은 조기에 치료해야 관절염 막을 수 있어”

“퇴행성 관절염의 대부분은 연골판과 연골의 손상에서 시작됩니다.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여 손상된 연골판과 연골을 복구함으로써 관절염을 막을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고 일을 많이 한 40대 주부들은 무릎에 약간의 이상만 있어도 검진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연세사랑병원의 고용곤 원장은 무릎 관절 질환은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질환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현대의학으로 치료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생활습관을 바꿔 관절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자에서 주로 생활하는 서양인은 비교적 연골판이 손상되는 경우가 적습니다. 손상되더라도 무릎을 완전히 구부린 상태가 아니라서 심하지 않지요. 이에 반해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힘을 가해 일어난 손상은 심각합니다.”

따라서 30분간 무릎을 구부리고 일했으면 10분 정도는 펴고 있어야 긴장이 풀어지고 윤활액이 공급돼 파열을 막을 수 있다. 평소에 자전거 타기나 걷기 같이 다리 근육을 발달시키는 운동을 해서 무릎 관절로 가는 충격을 근육으로 분산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

연골판이나 연골이 손상됐을 경우엔 내시경 수술로 과거에 비해 쉽게 치료를 할 수 있다. 내시경과 MRI를 이용할 경우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고 수술 땐 절개 부위도 작아져 회복이 빠른 것이다.

“자가 연골세포 배양시술법의 경우 과거와 달리 이젠 접착제를 써서 손상 부위에 간단하게 연골세포를 정착시키므로 수술 부위도 작고 금방 회복됩니다. 최근 개발된 수술법인데도 성공률이 매우 높습니다.”

무릎 관절 손상 예방 십계명

1.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지 않는다.
2. 심하게 뛰거나 갑작스런 방향 전환이 많은 운동은 피한다.
3. 평소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자전거 타기, 걷기 등의 허벅지 근육 운동을 자주 한다.
4. 평소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비만의 경우 체중을 줄여 무릎의 부담을 줄여준다.
5. 신발은 쿠션이 있는 것을 신는다.
6.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서 있지 않는다.
7. 무거운 물건은 들지 않는다.
8. 일이나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의 긴장을 풀어준다.
9. 자신의 골밀도를 알아보고 필요한 비타민과 칼슘을 충분히 섭취한다.
10. 관절이 손상된 경우 민간요법 등에 쉽게 현혹되지 말고 관절치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상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