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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월 4일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아이들 밥 한 끼 먹이자는데 왜 반대하냐구요?"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서울시 민주당 의원들의 무상급식 예산안 통과에 대해 탄식하며 쓴 오 시장의 글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애국자가 있었습니다. 오시장의 글에는 참으로 이 시대에 드물게 만나는 불굴의 의지로 가득한 한 정치인이 있었습니다.
"제 마음은 참담함으로 이루 말 할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민주당 시의원들의 이 망국적인 포퓰리즘 전략을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지 정치인으로서의 책임감으로 가슴은 점점 더 답답해져 갔습니다….
저는 서울시가 분수령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서울시가 이번에 제동을 걸지 못한다면 무상급식이 기정 사실화돼 나랏꼴이 말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전 이번 사태를 이대로 묵과할 수 없습니다….
무상급식은 결국 세금급식이요, 부자급식이며, 보편적 복지가 아닌 무차별적 복지입니다…. 어떻게 이 상황에서 발버둥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 무너지면 서울시가, 대한민국이 무너지는데 말입니다. 전 지금의 현실에 타협할 수 없습니다. 전면에 나서겠습니다. 제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결연한 의지로 불타는 오세훈 시장의 글을 읽으며 밤잠 못자고 고생하는 오 시장에 대한 격려의 마음 대신 제 마음 한켠은 불편함으로 가득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진실을 왜곡하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오세훈씨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며 '디자인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낭비한 돈이 얼마인지 잘 알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을 위한 얼마 안 되는 급식비로 나라가 망한다니, 그의 편협하고 옹졸한 생각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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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반대하고 있는, 서울시가 부담해야 할 급식비는 700억 원입니다. 이는 한 해 살림살이가 20조 원인 서울시 1년 예산의 0.3%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서울시가 급식비 전액을 부담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초등학생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기 위한 2200억 원의 예산 중에 시교육청이 50%, 해당 구청이 20%, 그리고 서울시가 나머지 30%를 부담하는 것입니다.
오세훈 시장이 망국적 포퓰리즘을 운운하며 어린 아이 떼쓰듯, 서울시장 집무조차 거부하며 휴가를 가버린 이유가 바로 이 30%에 해당되는 700억 원 때문입니다.
"무상급식이 기정 사실화돼 나랏꼴이 말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무너지면 서울시가, 대한민국이 무너지는데 말입니다…"라는 오 시장님의 논리대로라면 대한민국은 아이들을 밥 먹이기 위한 700억 원 때문에 '나랏꼴'이 말이 안 되고 곧 망할, 보잘 것 없는 나라입니다.
급식비 700억으로 망하는 나라, 4대강 사업에 몇 번 망할까?
그렇다면 오세훈 시장님께 한마디 물어야겠습니다.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셔서 700억 원의 무상급식을 절절하게 반대하신 분이 국민의 70%가 반대하는 22조 2천억 원이 소요되는 4대강 죽이기 사업에는 왜 침묵하고 계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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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비 22조 2천억 원은 오 시장님이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 걱정하는 초등학생 급식비 700억 원의 무려 317배에 이르는 엄청난 예산입니다. 700억으로 나라가 망한다면, 급식비 700억원의 317배에 이르는 22조 2천억 원은 나라를 몇 번이나 망하게 하는 망국적 사업인데 말입니다.
오세훈 시장님, 당신은 "서울시의회 의장석에서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수의 열세에 밀려서 의장석에서 쫓겨나던 모습…. 올바른 외침이 힘에 의해 사라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걸 느꼈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민의의 전당인 서울시의회에서 다수의 힘에 의해 의사 결정이 되는 것을 보고 마음 아파하시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정치인의 길이겠지요. 그렇다면 시시때때로 다수의 힘으로 횡포를 부리는 한나라당의 의회 폭거 앞에 오세훈 시장님이 마음 아파하신 적이 있던가요? 우리는 그 어디에서도 한나라당의 횡포 앞에 오 시장이 마음 아파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2011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있는 지금, 한나라당의 횡포가 눈앞에 보이는 듯합니다. (당신의 논리대로라면) 생명의 강을 지켜야 한다는 야당의 외침이 한나라당의 힘에 의해 사라져가는 모습을 본 오세훈 시장의 마음이 또다시 무너져 내릴 것 같아 걱정입니다.
조갑제도 '개념 없는 실패한 광장'이라 말한 광화문 광장 조성사업
오세훈 시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한정된 예산으로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행정을 펼치는 게 현재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커나갈 미래의 서울에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인지 깊숙이 들여다보시고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십사"라고 말했습니다.
초등학생들을 밥 먹이기 위한 700억 원 때문에 서울시 예산 집행이 어려울 정도라고요? 지난 5년 동안 한해 20조 원에 이르는 예산을 쓸데없는 토목공사에 퍼부어 서울시의 재정을 악화시킨 장본인은 누굽니까?
이명박 전임 서울시장이 청계천 복원으로 국민들에게 인기를 끌어 대통령에 당선되자, 이를 따라 재미 좀 보려는 몸부림이 '디자인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것 아닐까요? 아이들 밥 먹이기 위한 700억 원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벌벌 떠는 분이 수천억짜리 포장 사업엔 거침없이 혈세를 퍼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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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세종로의 은행나무들을 뽑아버리고 475억 원을 들여 콘크리트로 처바른 광화문 광장이 등장했습니다. 광화문 광장 조성은 쓸모없는 예산 낭비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보수 논객인 조갑제씨는 조갑제 닷컴에 '광화문 광장은 실패작, 改造해야!'라는 글을 올렸을까요.
"세종로의 한가운데 섬처럼 만들어진 광화문 광장은 실패작이다…. 광화문 광장은 광장 조성을 위하여 뽑아 간 은행나무들의 가치보다도 낮다. 개념 없는 광장이다…. 휴식도, 사색도 불가능하다. 생각 없이 서성이는 것 말고는 몰려다니면서 할 일이 없다.
역사의 현장을, 애국심도 역사의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맡겨놓으니 이런 졸작이 나와서 좀 생각있는 사람들을 화나게 만든다. 魂이 없는 관료들은 월급만 받고 가만있는 게 나라를 위하는 길이다."
2009년 8월 1일 준공식을 치른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건만, 지금 광화문 광장 거리는 여기저기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광화문 광장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지금의 세종로 도로는 시멘트를 붓고 그 위에 작은 화강암 조각을 붙인 것입니다. 부실공사라고 하기보다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차량이 다니는 도로를 시멘트 위에 화강암으로 붙였다는 사실 자체가 잘못입니다.
1년 만에 무너지기 시작하였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심각해질까요? 작년 여름 콘크리트 위에 화강암을 붙이는 공사 현장을 보면서 수많은 차량들의 무게를 과연 얼마나 지탱할까 궁금했는데, 겨우 1년 만에 무너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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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도로는 아스팔트 도로와는 달리 작은 한 부분만 보수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태라면 세종로 도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부 걷어내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 시기가 문제입니다.
시멘트 위에 화강암으로 붙인 세종로 도로는 무너짐 현상뿐만 아니라, 차선과 횡단보도 페인트가 벗겨진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합니다. 바로 곁 광화문 사거리 아스팔트 도로의 페인트는 멀쩡하건만, 광화문 광장의 화강암 도로 페인트는 여기저기 벗겨지고 때가 밀린 듯한 흉한 몰골로 서울의 국격을 빛내고 있습니다. 페인트가 화강암에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돌에 페인트가 스며들지 않는다는 기본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만든 코미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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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이 개념없는 광장을 만드는 데 1년 3개월에 걸쳐 475억여 원의 공사비를 들였다고 한다. 공사 기간 중 시민들이 겪었던 불편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앞으로 더 겪어야 할 불편은 또 얼마어치인가?"라는 조갑제씨의 지적이 예언처럼 맞아 떨어졌습니다.
사실 조갑제씨의 지적은 예언도 아닙니다. 조금만 생각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지요. 온갖 쓸모없는 포장으로 국민을 속이려는 사람들에게만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시멘트로 처발라 홍수를 조장하는 '디자인 서울'
지난 한가위 때 광화문 광장이 온통 물에 잠겼던 사실을 모두가 생생히 기억합니다. 화강암과 시멘트로 인도를 처바른 것은 광화문 주변만이 아닙니다. '디자인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멀쩡한 보도블록을 걷어내고 물 한방울 스며들지 못하도록 재앙의 도시로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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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06년부터 '한강 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한강에 약 5400억 원에 이르는 엄청난 돈을 퍼부었습니다. 1983년 이명박 현대건설 사장이 만든 한강변 콘크리트를 뜯어내고 새로운 한강을 국민에게 선사한다는 구호아래 대대적인 공사를 하였습니다.
한강 르네상스로 돈을 처바른 한강 변이 그럴듯합니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 르네상스를 하기 전의 한강 변 역시 드넓은 잔디와 꽃들로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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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한강 르네상스의 문제는 한강이 이전보다 더 위험해졌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강변을 석축으로 쌓았는데, 뾰족한 석축들이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한강 르네상스 덕에 한강은 물에 다가가려는 아이들에게 위험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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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변을 조금만 걸어보면 한강 르네상스가 얼마나 얄팍한 상술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여의도 공원 앞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콘크리트 둑을 걷어내고, 잔디 깔고 조형물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의도 공원에서 한강대교 방면으로 몇걸음 옮기면 사람들 발길이 줄어든 그곳에 이명박 사장의 콘크리트 둑은 그대로 있습니다. 그 위에 석축을 살짝 덮었습니다.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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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각한 것은 그곳에서 몇 걸음 더 옮기면 다 무너져가는 한강 변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자전거 도로라는 이름으로 콘크리트 제방만 더 높게 쌓은 것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 르네상스를 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산책도 하고 자전거도 타다가 물가로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강 르네상스로 자전거 도로를 높게 쌓은 덕에 사람과 강이 단절됐습니다. 이곳에 자전거 도로가 없던 것도 아닙니다. 이곳엔 이미 왕복 2차선의 자전거 도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강 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멀쩡한 자전거 도로 위에 다시 자전거 도로를 건설하여 사람과 강만 단절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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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로 위에 새 자전거 도로라! 서울시엔 돈이 넘쳐나는가 봅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위한 급식비는 돈이 모자라서 하지 말아야 할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요? 망국적 포퓰리즘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이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디자인 서울이 아닐까요? 4대강 사업과 디자인 서울은 예산 낭비 속에 그럴듯하게 포장된 망국적 포퓰리즘 인테리어 사업입니다.
무상급식을 하게 되면 서울시와 대한민국이 무너진다고 염려하시는 오세훈 서울시장님,
우리 아이들에게 무상급식한다고 서울시가 무너지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역시 무너지지도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오세훈 시장님이 생각하시듯 그렇게 보잘것없는 나라가 아닙니다. 만약 한나라당이 무상급식을 주장했어도 포퓰리즘 운운하며 그렇게 결연하게 반대하셨을까요? 참으로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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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가 망하는 것은 무상급식 때문이 아닙니다. '디자인 서울'이라는 이름아래 밑 빠진 독에 혈세를 펑펑 퍼붓는 오시장님의 예산 낭비 때문입니다. '디자인 서울'이 서울시를 병들게 하는 것이며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이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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