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구"를 이용한 에어메트리스 수선

야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지만, 세속의 근심 걱정을 잊고 어머님 품속같은 자연속에 안겨 숲속의 자장가를 들으며 쏫아질듯 총총한 밤하늘의 별을 세며....별하나 나하나, 별둘 나둘....나도 모르는사이 스르륵 잠드는 야영을 동경, 어느날 무작정 산을 찿아 시작하게 되었고, 야영을 하다보니 하나둘씩 필요한 장비를 마련하면서 그중 참 괜찮다싶었던 최초의 장비가 바로 서머레스트 프로라이트 4계절용 자충식 에어 메트리스 였슴다..^^ 

 

지금은 많은 종류의 다양한 가격대의 자충식 메트리스 제품들이 넘쳐나지만, 불과 몇년전만해도 울나라에서는 자충식 메트리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었지요.(사실 비박야영을 즐기는 사람들도 지금처럼 많지도 않았구요)

 

비니루로 만든, 몇번 못쓰고 금방 터져버리는 "침대주브"타입의 커다란 물놀이용 메트리스만 보다가, 제대로 된 팩킹하면 자그맣고 가볍고 땅바닥에 막 굴려도 터지지않을정도로 내구성 충분한 휴대용 에어 메트리스를 그전에는 본 적 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신기하기까지..^^.. 

 

돌맹이 잔뜩한 맨바닥에서 자지만, 푹신한 침대와 별다름없는 안락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쿠숀감 좋은 에어메트리스 쓰면 쓸 수 록 참 대견하다싶더만요. 암튼 잠자리가 편해야 만사가 즐겁슴다..^^

 

프로라이트와는 또다른 개념의 신제품 네오에어 메트리스가 출시된다는 소식에 기대를 잔뜩하고있다, 출시되자마자 바로 구입하여 사용하여 오던중 어느날, 폭풍우 몰아치는 동해안 바닷가에서 텐트 내부 온도를 살짝 올려주기 위해 늘상 하던 것 처럼 MSR 리엑토를 켜놓았다가 리엑터가 홀라당 넘어지는 바람에(450g 연료통을 사용할 경우 넘어질 염려가 큼) 몇번 사용하지 않은 메트리스에 커다란 구멍이 뻥 뚤리고 말았슴다..ㅠㅠ..

 

쬐그만 구멍정도야 얼마든지 자가수선이 가능하지만, 이번 구멍은 너무 커 수선은 불가능하겠다 싶어 그냥 쓰레기통에 내버리고 오려다가 혹시 나중에라도 빵구 때우는 부품용으로 쓸까 싶어 챙겨 왔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한 프로라이트4 메트리스 위에 뒷주머니에 지퍼가 달린 등산바지를 입고 앉았다가 지퍼헤드의 날카로운 부분이 메트리스 겉표면을 찟으며 빵구를 내고 말았지만 서머레스트 수선킷트에 포함된 수선마크와 심그립을 사용하여 수선후 오랫동안 아무런 탈없이 잘 사용중인 모습)

 

장비들을 사용해 보니까, 야영장비는 고장나면 수선해서 쓰고 또 고장나면 또 수선해서 쓰면 되더군요.  

빵구나면 때우고, 뿌러지면 뿌러진 곳을 바꾸고,

이렇게 손때가 묻은 아웃도어 장비들이 삐까뻔쩍한 신삥보다 휠씬 정스럽고 애착이 가곤합니다.

 

어느날, 쳐박아 두었던 네오에어의 커다랗게 뚤린 불빵을 한번 메워 보기로 작정..^^ 

 

1. 첫시도 " 방수방풍 원단을 심그립 접착제를 사용하여 단단히 부치고, 그 위해 멕넷 테이프를 틈새없이 꼼꼼히 붙여보았으나 아주 미세한 틈으로 공기가 세어나오는 것을 막지 못해 실패,

2. 두번째 시도 : 서머레스트에서 나온 자가 수선용 테입의 사이즈가 작아 이것들을 연결해 부친다음 커다란 구멍부위를 메꾸어 보려고도 했지만 이것도 실패....

 

자가 수선용 테이프는 에어 메트리스의 일반적인 작은 빵구는 거의 완벽하게 메꿀 수 있지만, 워낙 크게난 구멍은 수선용 테이프를 사용하여 메꾸기는 도저히 불가능 하더만요.빵구난 부분이 워낙 커서 공기를 빵빵하게 채웠을 경우 그쪽으로 몰리는 공기의 압이 너무 크기 때문에 테이프의 연결부위가 압을 견뎌내질 못하고 틈이 생겨 버리곤 합니다.(수차례 시도후 포기..ㅠㅠ..)

 

마지막으로 두꺼운 천과 진흙같은 접착제로 틈을 메우는 수선테이프 "히포패치" 를 사용해 보기로 작정. 히포패치는 끈끈이 접착제로 붙이는 것이 아니라 끈쩍끈적한 진흙같은 접착물로 붙이는 제품이기 때문에 커다란 구멍에서 가해지는 공기압력도 어느정도 커버할 수 있을 것 같고 진흙같은 접착물이 공기를 막을 수 있겠다 싶어, 기대에 부풀어 틈새없이 꼼꼼히 붙여주고 공기를 불어넣었더니 접착테이프 보다는 휠씬 안정적이지만 그래도 어디에선가 공기가 샙니다요..ㅠㅠ...공기를 불어넣으면 빠지고 또 불어 넣으면 또 빠지고..실망 백배 !!!! (에어 메트리스는 아주 작은 구멍만 있더라도 공기가 금방 빠져 버립니다)

 

물이 세지않도록 방수 수선을 하는 것은 자가 수선테이프를 사용하여 충분히 가능하지만, 커다란 구멍을 완벽하게 메꿔 공기가 빠지는 것을 막는 것은 수선용 테이프만으로는 도저히 불가능 하다는 결론.   

 

스치듯 생각나는 "슈구(Shoe GOO)" 라는 수선 접착제. 원래는 신발 수선용으로 출시된 제품으로 끈적끈적한 젤 상태의 고무인데 발라놓으면 경화되면서 고무로 변하는 접착수선제 입니다. 헝겁과 진흙상태의 접착제로 된 히포패치를 사용하여 커다란 구멍을 메꾸고, 그위에 젤 상태의 고무인 슈구를 덧칠해 혹시라도 진흙을 통과한 공기가 위로 세는 것을 막아주고, 모서리 부분도 돌려가며 꼼꼼히 슈구를 발라 주었습니다.

 

(커다란 불빵구멍를 히포패치로 막고 그 위에 혹시나 세는 곳을 차단하기 위해 슈구를 발라놓은 모습)

 

고무가 경화되도록 하루가 지난다음 공기를 불어넣어봤더니, 유레카 !!!!

 

완벽하게 빵구가 메워졌고 공기가 세질않네요. 욕조에 물을 받아 혹시나 공기가 세는 부위가 있는지 확인하여 보았는데 완벽하게 밀봉이 되었습니다. 거칠은 야전에서 사용할때 발라놓은 슈구고무가 얼마나 견데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네오에어를 다시 사용해봐야 겠슴다..^^  

 

 

(수선이 완료된 모습의 네오에어. 빵구구멍이 워낙 커서 윗쪽으로 좀 높게 압이 솟아있지만 누워서 사용하면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수선후 몇일동안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공기가 빠지나 테스트를 해 보았지만 전혀 세지 않고요, 야영중 실사용을 통한 내구성을 테트스해봐야 겠지만 일단은 만족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