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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대의 문턱 4. 대한민국 군의 현재

Steven Kim 2010. 9. 14. 13:12

 

시대의 문턱 4. 대한민국 군의 현재

 

 

 

이 글은 2010년 김종대의 저서 『노무현, 시대의 문턱을 넘다: 한미동맹과 전시작전권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를 읽은 후 세부 주제별로 나누어서 정리한 일부분이다. 오늘은 책에 나온 대한민국 군의 안일한 모습을 정리해 보았다.  

(저서에 대한 참고 링크 : blog.daum.net/bodyflow/304)

 

 

 

한국의 군사 체계는 교육 체계와 같이 미국의 것을 그대로 모방한 시스템이다. 출발도 그러햤고, 현재의 조직 체계도 미국과 동일하다. 한국 군대의 전략, 교리, 교육, 편제, 작전, 전력은 미국을 모방하면서 시작되었고, 대표적인 조직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육군/해군/공군/해병도의 분류 및 운용 방식도 비슷하다.

이러한 모방의 문제점은 우리와는 안보 현실이 다른 미국의 것을 일방적으로 수용했다는 것에 있다. 즉 우리의 지리적 특성이나 안보 상황에 걸맞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군사 체계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함동참모본부(이하 함참)이다. 미국은 외국에서만 전쟁을 수행하다보니 미국 대통령의 지휘는 당연히 전쟁터와는 떨어져있는 본국에서 이루어진다. 미국 함참의 역할은 대통령을 보좌하고, 대통령의 지휘를 군사적 용어로 변환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합참은 군령 보좌 기구라 할 수 있다. 합참의장에게는 작전지휘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의장(chairman)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 대통령과 같은 지휘자(commander)는 아닌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함참은 미국과 같은 역할도 당연히 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할 일도 없으면서 거대한 수족만 거느리고 있다. 한국군의 막강한 힘인 인사권을 휘두를 수 있는 장이 군 스스로에 의해서 크게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 함참은 전투부대를 작전통제하고, 그 부대의 교육과 훈련도 간섭한다. 굳이 함참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을 수행하지 않는 우리나라에는 미국과 같은 함참이 존재는 하되 할 일이 분명치 않다.

 

세계 8위의 군사대국이라 하는 한국은 '연합'에 치중하느라 지휘통제 능력을 갖추지 못하였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앞에서 정리한 글의 예로 들 수 있는 미국의 집요한 방해노력 때문도 있다. 그리고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와 미국의 시각 또한 다르다. 우리는 북한에 대해서 나(I)와 너(You)의 관계로 접근하면서 대화의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면서 북한은 그것(it)으로 치부한다. 이렇게 관점이 다른 두 나라가 '연합'의 군사작전을 잘 이루어낼 수 있을까? 심지어 한미연합사령부의 주요 회의에서 미국 장성은 외국군 장교들을 나가라는 일까지 있었다. 회의 자리에서 쫓겨난 한국 군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너무 굴욕적이다...

 

요즘 사고가 난 한국형 K21 장갑차와 같은 군사장비 및 무기 분야는 어떠한가? 미국은 동맹국으로서 한국에세 방위산업에 대한 협력을 해주고 있는가? 미국 본토에서 도태될 시기가 되면 한국으로의 기술이전을 해주는 상황이다. 또한 우리의 군대는 미국제 화력 장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탄약 또한 미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인 탄약을 주지 않는다면 전쟁도 할 수 없는 한심한 형국이다. 미국은 한국을 재래식 무기의 처리장소를 치부하는 행태를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 참으로 걱정스럽다. 이런 상황이므로 더더욱 한국형 무기와 장비를 개발해내야 한다. 부실한 개발로 어린 군사들만 죽이지 말고, 철저한 국가차원의 국방과학기술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군 내부에서의 문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한국에는 3천명이나 되는 현역/에비역 장성들이 있지만 전략에 대한 기념비적인 저술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국방 과학에 대한 관심과 전략전술가로서의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방은 여전히 문민과는 교류하지 않는 섬으로 남아있다. 오로지 남북의 휴전을 볼모로 끝없이 독자적인 기구로만 남으려는 장성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군인의 정원은 국방장관이 문서를 만들어 대통령의 서명을 받으면 되는 실정이다. 정부 부처 간의 타당성 검토 등은 없이 군 내부의 절차만으로 가능하다. 그래도 우리는 막강한 인사권에 휘둘리는 '관리형 군대'가 된 것이다. 군 자체가 선진적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하는 것은 우물안의 개구리와 같은 자화자찬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군은 무엇에 치중하고 있을까?

한때 교수사회에서 골프의 열풍이 지나갔던 것과 같이(말도 안되는 현실임) 군에서도 골프는 여전히 매우 중요한 네트워킹의 수단으로 보여진다. 심지어 국방장관 조차도 예비역들에게 미움을 받으면 골프장의 출입이 힘들어진다고 한다. 군 출신에게 예비역의 세계란 자신의 전부라고 여겨지고, 그들 사이의 대표적인 만남의 광장이 바로 골프장이란다. 나라를 지켜야한다는 구실 때문에 의무병으로 소집되어 골프장 또는 장군의 집 주방에서 일하거나, 장군 가족들의 뒤치닥거리를 해야하는 20대 초반의 군인들이 너무 불쌍하다.

 

앞선 글에서도 계속 언급했던 전시작적권(이하 전작권)의 반환을 미루는 것은 전작권을 받음으로써 한국군이 미국으로부터 고립된다는 불안감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2006년(?) 8.15 즈음에 미국 럼스펠트 국방장관이 한국에 보낸 메시지는 이러했다.

 

"한국이 자꾸 자체 준비부족을 이유로 전작권 전환을 연기하려는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 전작권이 전환되더라도 전쟁이 나면 한국 홀로 북한과 싸우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한국의 취약한 전력을 보완하게 되면 얼마든지 대비가 가능하다. 그런데 마치 한국은 혼자 싸우는 것처럼 인식하고 단독방어 준비가 안 되어 있으니 전작권을 연기하자고 한다. 이를 우리는 이해하기 어렵다. 에정대로 2009년까지 전작권 전환을 완료하고자 한다."

 

이 당시에 우리나라의 보수세력(현역/예비역 장성들 포함)은 '우리가 전작권을 주장하지 않으면 미국도 굳이 우리에게 전작원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즉 미국은 언제나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식민사관을 보는 듯하여 내 마음이 답답해진다.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일본 관광객들을 우려하여 독도 발언을 자제하자는 것이나 뭐가 다를까? 이러다가 친일 세력들이 독도를 일본에 넘겨줄 날이 도래하지 않을지 겁이 난다. 생각만해도 지도자들의 저런 생각이 끔찍하다. 그래도 가만있는 국민들은 더 끔찍하다.

김영삼 대통령의 재직 시기이던 1994년 미국으로부터 환수한 평시 작전권은 조선일보와 보수세력의 유례없은 환영을 받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환수를 추진한 전시 작전권에 대해서 그들은 반대하였다. 이유는 단 하나! '친북좌파 노무현이 주장했기 때문'... 모든 것을 다 가진 자들이 '노무현'에 대해서 갖는 이런 컴플렉스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국가적인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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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우리의 군은 어떤 군대가 되어야 할까? 어제 뉴스에는 서해안 지방에 간헐적으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수신이 되지않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미국의 위성 34개(?)의 도움을 받아 민간과 군에서 GPS를 사용하고 있는데 만일 미국이 협조하지 않아 GPS 수신이 멈춘다면 미래 한국사회와 군에서 일어날 혼란은 끔찍하기만 하다. 현재도 그렇고, 미래도 그렇고 군의 작전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정보력이다. 1996년 정동진 바로 위쪽의 바다에 떠밀려온 북한 잠수정은 고장이 나서 떠밀려 왔고, 민간인이 신고를 하면서 뉴스화되었다. 그런데 미국이 이것을 모르고 있었을까? 공원 벤취에 앉아있는 사람이 읽고 있는 신문의 활자까지 판독이 가능한 위성영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미국의 정보기관은 왜 북한의 잠수함이 떠밀려오는 것은 관찰만하고, 우리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는지 도통 그 의중을 모르겠다. 이런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즉, 미국의 정보력 없이는 우리의 단독 작전수행은 힘든 현실이다. 1974년~1990년대 중반까지 우리 군은 정보전력에 전력투자비의 0.6%에 해당하는 예산만을 사용하였다. 우리의 정보전력이 거의 없음을 말하는 것이며, 이는 미국의 견제와 방해가 크게 기여한 것이다. 1996년을 기준으로 미국으로부터 신호 정보의 99%, 영상 정보의 98%를 의존하고 있다. 이는 또한 한국의 군대가 앞으로 무엇에 치중하며, 발전해야 할지를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과학기술은 인간의 편리만 증대시키는 것이 아니라 한 국가의 국방력과도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이런 판국에 골프장 출입을 놓고 벌어지는 현역과 예비역들 간의 전쟁은...

 

한국의 군은 한국의 현실에 맞는 독자적인 스타일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우리 군은 미국의 처치 불가능한 재래식 무기를 사들여서 보관하는 창고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 지형에 맞는 군장비를 만들어 실전에 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중복된 부서들도 정리되어서 다른 부대의 동일한 부서들에서 벌어지는 비효율성을 없애는 것도 시급하다. '폐쇄형 인력 운용'의 구조는 장교가 너무 많아도 정리해고를 하지 않으며, 기갑 장교가 모자라도 군 외부에서 충원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런 인사 상 문제는 군 내부의 대표적인 고질적 문제로 여러 차례 지적된바 있으며, 국방인력이나 국방비가 낭비되는 한심한 현실을 개선하는 일이 그만큼 시급해 보인다. 군의 수뇌부에서는 '관리형 군대'로 변질된 뚱뚱한 한국군의 살을 빼고, 미래 정보전 등을 대비하는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현역이든 예비역이든 장성들의 목소리가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국민의 이념 싸움만 부추기는 꼴이다. 총체적인 군 개혁의 일환으로 외국처럼 군 출신이 아닌 민간 전문가가 국방장관이 되는 날도 기대해본다. 군인들이 가만히 안 있겠지만...

 

 

----- 참고문헌 ----- 

김종대 (2010). 노무현, 시대의 문턱을 넘다 : 한미동맹과 전시작전권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나무와 숲.

* 내용을 참고한 부분(페이지) : 198, 200, 232~236, 304~305, 339, 438, 442, 445~447, 485, 506, 562

 

 

*궁금한 내용을 혼자 공부해서 올린 것입니다. 틀린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세요.  

출처 : Flow & Well-Aging
글쓴이 : insZelt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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