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bing/조명·발열제품

Trangia 알콜버너

Steven Kim 2010. 3. 1. 20:51

생전 필요할 것 같지않은 알콜을 사용하는 원시적인(??) 아주 가볍고 쬐그만 버너 입니다.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쵯신의 가스와 멀티퓨엘 스토브(버너)들이 즐비한데 왠놈의 시대에 맞지않는 알콜버너냐는 생각을 할 수 도 있겠지만, 단순하기 짝이없는 요녀석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습니다. 아무때나 아무곳에나 간단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전천후 휴대성...그리고 전세계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값싼연료...

 

스웨덴의 트란지아라는 업체는 지난 75년간 고집스럽게 요녀석 알콜버너만을 만들다 보니 유명해진 업체인데요, 깡통에 구멍뚫어놓은 것 같은 단순하고 간단한 버너에 사실은 75년간의 노우하우와 장인정신이 곳곳에 깃들어 있다고 합니다. 일설에 의하면 그동안 수많은 업체들이 트란지아의 알콜버너를 카피하려고 시도했지만 한군데도 트란지아 알콜버너와 같은 성능을 내는데 성공하지 못했다고...암튼 트란지아(Trangia)는 요 알콜버너 하나로 명성을 얻었고, 단순해 보이기 짝이없는 트란지아의 알콜버너(스플리트 스토브: 영국에서는 알콜을 Split 라고 부릅니다. 스플리트 스토브(Split Stove)라고 이야기 해야 알아듣지, 아무리 혀를 굴려서 Alcol burner(알콜버너)라고 해봐야 알아듣는 사람 없슴다)는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지고있는 유명제품이 되었습니다.

 

(깡통에 구멍만 뚫어 놓은 것 같은데 무슨 노우하우(Knowhow) 지 ?? )

 

유럽에서는 연료용 알콜을 일반 수퍼마켓이나 상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무게감이나 부피감이 전혀 없는 요녀석을 가지고있으면 필요할때 쉽게 버너로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장기간 외국출장시 출출할때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먹기위해 가스버너를 가지고 갔지만 낯선 이국땅에서 도대체 아웃도어용 부탄가스를 어디서 사야되는지 알 수가 없었던 초창기의 경험...ㅠㅠ... 그러나 요녀석의 연료인 알콜은 수퍼나 상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구지 부탄가스를 파는 아웃도어용품점을 찿아 헤멜필요가 없으니까 요녀석 쬐그맣고 가벼운 알콜버너만 있으면 만사가 수월하더만요. 

 

물을 끓일 코펠은 호텔에다 부탁하면 냄비나 주전자정도는 충분히 빌릴 수 있지만 버너는 돈을 주고도 빌릴 수 없는데, 쬐그많고 가벼워서 아무때나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알콜버너가 있으니까 알콜연료 하나 사다놓으면 낯선 외국에서 밤중에 출출하다 싶으면 컵라면 하나 끓여먹는일은 일도 아니게 되었네요..^^.. 

 

연료용 알콜인 메틸알콜을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좀 구하기가 뭣했네요. 아무 약국에서나 살 수 있다고 해서 동네의 약국을 4군데나 들렸지만 에틸알콜은 있는데 메틸알콜은 팔지않는 곳이 많더라구요. 겨우 치과밑에 있는 약국에서 400ml짜리 메틸알콜을 통당 1000원씩에 구할 수 있었습니다. 치과의 기공사가 알콜램프를 사용하는 덕분에 약국에서 메틸알콜을 가져다 놓은거더군요. 뭐 메틸알콜이 없으면 에틸알콜로 사용해도 무관합니다만...에틸알콜을 한번도 사용해보지 않아서 뭐라 이야기 할 수 없지만 문제 없을 듯 하네요.

 

 

유럽에서 파는 연료용 알콜은 사진과 같이 1리터 병에 들어있고, 가격은 대략 요즘환율로 3000원정도 합니다. 우리동네에서 메틸알콜 2리터를 사면 5000원이 들기 때문에 1리터당 2500원 이네요. 값싸다고 알려진 알콜값이 일반 화이트개솔린이나 비까비까 한 셈입니다.

 

외국에서 파는 알콜은 순도 90% 로 표기되어있고, 우리나라에서 파는 연료용 메틸알콜은 99.3%, 그리고 소독용 에틸알콜은 아마 80% 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순도 90%짜리 외국알콜과 국내 메틸알콜 99.3%의 차이는 거의 느끼지 못하겠네요. 조만간 우리동네 아무 약국에서나 살 수 있는 순도 80% 에틸알콜도 연습삼아 한번 사용해 볼 생각.

 

 

트란지아 알콜 버너(스토브)는 깡통같이 생긴 알콜버너는 다 똑같이 들어있지만 세트로 구성된 부속품에 따라 종류도 여러가지고 가격도 천차만별 입니다. 윗 사진에 보이는 것이 미니 트란지아라는 알콜버너 세트인데 국내의 판매가격은 30000원대 입니다. (그러나, 방풍용 알미늄 세트와 Non-Stick Kocher 세트가 들어있는 모델은 200,000만원이 넘는것 같군요..ㅠㅠ..)

 

쬐그만 양은그릇이 포함된 여행용으로 가지고 다니면 아주 딱이다 싶은 미니세트, 커다란 냄비와 같이 생긴 방풍장치와 코펠, 후라이팬으로 구성된 UL25 세트계열, 퐁뒤용 세트도 있고, 깡통 알콜버너대신 프리머스에서 만든 트란지아 전용 가스버너를 사용할 수 있는 가스버너세트도 있고 포함된 세트에 따른 종류가 다양합니다.(알콜버너는 다 똑같구요..)

 

 

주말 캠핑중 난방용도로 사용해본 알콜버너 3인방. 맨 왼쪽부터 미니트란지아 세트, 퐁뒤 트란지아 세트, 그리고 냄비모양의 위아래 방풍장치와 코펠이 딸린 UL 세트의 알콜버너들  

 

사용방법은 버너모습 만큼이나 간단합니다. 깡통(알콜버너)에 알콜을 2/3정도 따라서 불만 붙여주면 끝.. 휘발유처럼 위험하지도않고 그을임이나 냄새가 나지도 않습니다.텐트안에서 사용해도 전혀 거북하지않고요, 혹시나 실수로 알콜이 쏟아지게 되면 텐트에 불붙고 사람도 다칠 수 있으니까 조심은 해야되겠지만  벌벌 떨면서 조심조심 다뤄야 할 만큼 예민하지도 않고 다루기에 전혀 까다롭지않습니다. 날씨가 좀 추워도 가스버너처럼 화력이 약해지지도 않고요. (그렇지만 아주 추운날씨에는 알콜에도 불이 붙지않는다고 하니까 혹시 아웃도어용으로 사용할 유저는 참고바랍니다). 화력은 가스버너에 비해 휠씬 약한 편입니다. 물 1리터 끓일려면 약 15-20분정도 올려놓고 있어야 되지만 전혀 불편하거나 번거롭다 싶지는 않습니다. 끓이는데 조금 더 시간이 덜리는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네요.

 

알콜버너의 또다른 장점은 한번사면 죽을때까정 고장이 없다는 점. (일부러 고장낼려구 막 발로 밟아서 쭈구려 뜨리면 구멍이 막혀서 고장날까..???)

 

뭐 깡통에 구멍 뚫어놓은 거니까 고장이 날래야 날 수 도 없겠죠. 알콜버너인 쬐그만 깡통은 이미 여러차례 강조한 것 처럼 무쟈게 가볍긴 하지만, 알콜을 별도로 챙겨가야 되는 아웃도어 활동에는 가스통을 가지고 다녀야하는 가스버너와 비교하여 무게적인 메리트가 얼마나 있는지 따져봐야 겠지만 버너종류를 하나정도 챙겨가면 여러모로 유리한 여행자들에게는 세계 어느곳에서나 연료를 쉽게 구할 수 있어 아주 딱좋은 만능 즉석버너 입니다. 여행가방에 하나 집어넣고 잊어먹고 다니다가 혹시라도 버너가 필요할 때는 길거리에 잔뜩한 수퍼나 상점 아무데서나 살 수 있는 메틸알콜 한통사다가 사용할 수 있으니까 아주 편합니다.

 

(이번 유럽출장중 요녀석 도움을 상당히 많이 받았습니다..^^,,)

 

불은 처음에는 은은하게 파란불꽃으로 일다가 깡통(75년의 장인정신이 깃들은 버너를 자꾸 깡통이라 불러서 좀 미안..^^..)이 어느정도 예열되면 깡통 둘레에 뚫어진 구멍으로 불길이 좀 더 세게 붙으며 아주 작은소리로 '펑'하면서 구멍으로 강한 불길이 올라오더군요.쬐그만 깡통에 2/3정도 알콜을 부으면 약 25-30분 정도 사용할 수 있구요, 라면 한개정도 끓여먹는것은 일도 아니고, 라면 다 끓이고도 남은 알콜이 연소되는 동안 커피한잔 끓여먹어도 됩니다. (그래도 알콜이 남으면 라면 끓여먹은 냄비에 물부어 끓여서 닦으면 됩니다..^^..)  

 

알콜버너를 3개 켜놓으니까 거실형 텐트안이 훈훈하여 지는게 보조난방용으로 사용해도 나름 괜찮다 싶습니다. 원시적인(??) 버너지만 나름 묘한 매력이 있고 괜히 정스럽습니다. 아무때나 가지고 다니다 혹시라도 필요하면 아무데서나 살 수 있는 알콜을 구입해 즉석버너로 사용 할 수 있어 참 요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