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사이클 보호복/R1200GS 포럼

R1200GS 시승기

Steven Kim 2009. 4. 16. 17:24

일반인들에게는 오토바이는 다 그게 그것같이 똑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장르마다 특성이나 생김새가 전혀다르며 그냥 한눈에 딱 구별이 됩니다.(물론 라이더들이야 다 잘 알지만, 이글을 보는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할리데이비슨으로 대변되는 커다란 덩치에 보기에도 근사한 크루저타입은 차체와 시트고가 낮아 라이딩이 편하지만 사실은 무겁고 속도도 빠르지 않습니다. 크루저라는 장르명칭처럼 그냥 찬찬히 느긋하게 달리기(크루징) 위해 만든 모토사이클 입니다. 반면에 스로틀을 조금만 감아도 순식간에 300킬로를 넘나드는 MOTO GP 레이싱머신을 본딴 "레플리카(본따만든 모형)"라고 불리는 쬐그만 소위 R차들..보기에는 존재감이 크지는 않지만 사실 기계적인 완성도가 제일 높은 최첨단의 고성능 모토사이클들 입니다. 

 

비엠 R1200GS는 포장된 길을 달릴 수 도 있고(온로드), 포장되지 않은 길(오프로드)을 달릴수도 있는 좀 유별난 듀얼퍼포스 계열의 모토사이클 입니다.(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일반 오토바이로는 자갈 깔린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일은 정말 죽음입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과 유럽의 오래된 메이커들의 콧대를 기계적 완성도로 제대로 혼내고있는 일본업체들이 유독 듀얼퍼포스 장르에서만은 명함을 제대로 내밀지 못하고 있는데요, 스즈끼의 V-Storm, 혼다 버라데로, 야마하 TDM 정도가 듀얼퍼포스 바이크로서 명백을 유지하지만 아무래도 유럽의 쟁쟁한 기종들에 비해 존재감이 약합니다.

 

이태리 모토구찌의 스텔비오, 영국 트라이엄프의 타이거정도가 R1200GS의 경쟁차종이 될듯하긴하지만 아직 멀었다는 느낌이구요, KTM의 어드벤처는 온로드보다는 오프로드의 성향이 너무 강한듯해서 거부감이 들고, 반대로 두가티의 물티스트라다(영어로 Multistreet)는 글쎄요 이 바이크는 듀얼퍼포스라기 보다는 그냥 온로드 바이크로 보여지는데....

 

눈덮힌 황야를 여행하는 GS라이더

 

존재감이 확실한 R1200GS는 온로드와 오프로드 라이딩을 나름 충분히 만족시키는 성능을 가진 여러모로 특별함이 잔뜩한 모델입니다. 모토사이클로 오지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암튼 죄다 GS로만 갑니다.

 

1) 온로드 주행성

R1200GS를 탈때마다 느끼는 점인데, R1200GS의 주행필은 한마디로 아주 가벼운 엔듀로(오프로드) 바이크를 탄 것 처럼 경쾌 합니다. 덩치도 일반인이 보면 기가질릴만큼 크고, 차체 무게도 사실 만만치 않지만 직접 올라타서 라이딩해보면 마치 경량의 엔듀로 바이크처럼 무쟈게 가볍다 느껴집니다.(마치 장난감 같습니다)

 

시트고가 높아서 적어도 180센티 이상은 되어야 R1200GS를 온로드 뿐만 아니라 오프로드에서도 자유자재로 조정 할 수 있겠지만, 그냥 온로드 위주로 탄다고 할때는 170센티정도면 별다른 애로없이 쉽게 탈 수 있으며 빠릅니다.

 

오프로드는 아직 한번도 안타봐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엔듀로급 바이크처럼 진짜 산골짜기 오프로드를 타는것은 시트고때문에 불가능 할 것 같구요, 바이크를 타고가다보면 종종 앞길을 가로막고나서며 사람을 긴장시키곤 하는 자갈 널린 비포장도로는 아무걱정없이 충분히 카버 할 수 있을듯..

 

 

2) 코너링

R1200GS의 코너링은 한마디로 수퍼나이스 베리굿 입니다. 시트고가 높은 바이크이기 때문에 코너링감이 경쾌하고 샤프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지만, 고속으로 크루징하면서 각 깊은 코너가 나타나더라도 전혀 불안감이 느껴지지않고 삼빡하게 획가닥 눕혀서 돌아나갈 수 있네요.

 

바닥에 촥 붙어서 묵직하게 돌아나가는 골드윙이나 룬의 코너링과 비교하면 훨씬 더 감각적이고 빠른 속도에서도 바이크를 획가닥 눕히기가 무척 쉽습니다. 

 

이완 멕그리거와 찰리부어맨의 모토사이클 오지탐험 모습

 

3) 시트고

본인의 키가 172센티 이며 본인의 R1200GS는 한국에서 표준사양으로 장착되는 로우시트대신에 대충 눈대중으로 약 3센티 정도 더 높은 표준시트를 장착 하였는데, 평지에서 두발로 서있을라면 양발끝이 겨우 겨우 땅에 닫는정도로 시트고가 높긴 하지만, 사실 주로 오른발을 사용하여 한발로 땅에 발을 딛는 경우 살짝 히프를 옆으로 빼주면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주행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더군요. (어느정도 키가되면 로우시트대신 노말시트를 달것을 강추합니다.)

 

차체가 워낙 가볍게 느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시트고 때문에 괜시리 기죽지 않습니다.그동안 시트고가 높아서 시내주행은 버겁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시트고가 높기 때문에 주행감이 경쾌하고 차들과 거의 같은 높이에서 운전하게 되어 오히려 시내주행도 편하고 즐겁다 싶네요. 시트고가 높은것은 확실하지만, 온로드에서는 어느정도 경력이 있느 라이더에게 R1200GS의 시트고는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프로드 주행시에는 이런 높은 시트고때문에 아무래도 쬐그만 엔듀로 머신 다루듯 마음대로 휘둘를수는 없을 듯 합니다.

 

 

 

4) 08-09년식 R1200GS에 적용된 첨단 전자제어 장치들

- EWS

이것은 독일말이구요 영어로는 Electric Immoiblizer 입니다. 키에 전자칩이 내장되어 있어 이 키 가 없으면 아예 바이크 시동이 걸리지않는 전자장치죠. 미국 GS포럼을 살펴보니까 08년식 GS계열 바이크들이 바로 요놈 EWS 때문에 야기된 시동불능문제로 전세계적으로 "야 무슨놈의 월드 투어러라는 비엠이 이러냐??" 면서 욕 무쟈게 얻어먹고 난리가 났던 모양입니다. (09년식 부터는 이런 트러블을 완전히 고쳤다고 하는데 글쎄요 두고봐야죠...)

 

모르는 사람들은 독일기술의 정수 비엠이 만든 명차이기 때문에 고장이 없을거라고들 생각하지만, 본인의 경험상 고장이 없기로는 혼다나 야마하등 일제차들 따라갈 수 가 없고요. 08년이후 신형 GS의 경우 최초로 사용된 여럭 최첨단 전자장비로 인해 라이딩 안전도가 높은만큼 혹시나 오지를 여행중 발생가능한 이런저런 잔고장들에 대한 우려도 많은듯 합니다.

 

- ABS

비엠의 브레이크는 역시 세계 최고 입니다. 생각보다 잔고장도 많고 비엠이라는 이름값때문에 비싸고 어쩌고저쩌고 비엠에 불만도 많지만, 비엠의 브레이크는 현존하는 모토바이클의 브레이크 시스템중 가장 확실하게 모토사이클의 속도를 제어한다는데 절대 동의 합니다.

 

공도에서 보면 비엠 바이크들은 비교적 속도를 빨리 내고 달리곤 하는데 이게 바로 엔진이 좋아서가 아니고, 세계최강 비엠의 브레이크 덕분입니다.(비엠 바이크가 세계 최강이라고 누군가 주장하면 그렇치 않다고 죽자코 반대하겠지만, 비엠의 브레이크가 세계 최강이라는데는 전혀 이의가 없습니다.) 총알처럼 달리다가도 브레이크만 잡으면 바로 고자리에 콕 하고 섭니다. 커다란 덩치의 할리데이비슨 모토사이클로 이런식으로 타다간 얼마못가서 진짜 아주 돌아올수없는 먼곳으로 갈수도있지만, 비엠의 바이크로는 나름 쫌 오버해서 쏴도 괜찮습니다.

 

- ASC(Automatic Suspension Control)

자동 뒷바퀴 슬립 방지 컨트롤 전자시스템 인데요. 온로드 ASC와 오프로드 ASC를 구분하여 선택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필요에따라 아예 ASC 작동을 꺼버릴 수 도 있고요.

 

미끄러운 도로에서 무의식중에 스로틀을 확 당기게 되면 뒷바퀴가 사정없이 미끄러지면서 바이크가 휙가닥 돌아가 넘어질뻔한 아찔한 경험들 한두번씩 다 해봤죠 ??. 암튼 이 전자제어장치 때문에 뒷바퀴가 헛돌면서 바이크가 중심을 잃어버리는 위험이 휠씬 덜 하다고 하는데..아직 실제 경험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매우 유용한 전자 시스템이긴 확실한것 같네요.

 

암튼 설명서에 따른면, 뒷바퀴가 헛돌면서 미끄러져 슬립하게될 상황에서는 ASC가 오토로 즉각 작동하고 그 작동상황이 정보창에 표시되어 나타난다고 하니 참 신기하네요. 모토사이클의 전자적 기술들이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지 비엠의 첨단장치들을 보면 궁금하여 집니다.

 

_ ESA (Electric Suspension Adjustiment)

전자식으로 버튼을 누르는것만으로 서스펜션을 조절하는 장치인데요. 컴포타블, 노말, 스포츠 타입으로 크게 세가지 모드로 바꿀수 있고, 오프로드에서는 컴포타블, 노면의 굴곡이 좀 심한 도로에서는 노말, 일반 포장도로에서는 스포츠 모드로 세팅하면 됩니다. (타보니까 우리나라 포장도로에서는 그냥 노말로 타는것이 더 필이 좋은것 같은데...) 

 

각 모드별마다 미세조절이 가능한데, 예를 들면 스포츠 모드에서도 뒷에 텐덤이 있는경우, 뒤에 무거운 짐을 실은 경우, 뒤에 텐덤을 실고 무거운 짐을 실은경우 등등 여러 경우에 따라 서스펜션의 세팅을 달리 할 수 있습니다. 이 장치는 달리는 중 에도 마음대로 서스펜션을 변환할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네요. (ABS와 ADC는 반드시 정지상태에서 조정해야 합니다)

 

_ TPC (Tire Pressure Control)

타이어의 공기압을 정보창에 수치로 보여주는 전자장비인데요. 항상 타이어 공기압이 적정한지 아닌지 좀 미심적어서 귀찮지만 자주 공기압체크를 하곤하는 본인에게는 아주 고맙고 유용하기가 짝이 없는 전자장치 네요.(모든 모토사이클에 TPC 장치가 표준화 되기를 희망하여 봅니다)

 

 이러한 전자장치의 작동상황은 계가판의 커다란 정보창에 읽기좋게 보여집니다. 평균속도, 평균연비, 현재 남은연료로 주행가능한 거리, 오일상태, 외기온도등등 여러 유용한 정보가 내장 컴퓨터에의해 제어되며 표기되어 나름 라이딩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데 아주 좋네요.

 

 

5) 가격

08년도에 대폭 전자안전장치들이 적용된 풀옵션 차종은 기존 모델과 같은 일반모델보다 가격이 좀 비쌉니다.풀옵션 모델은 차값만 2693만원이며 여기에 꼭 달아야할 필수 악세사리(트렁크, 엔진가드 등등) 몇가지 더 하고 등록비와 보험비를 합치면 홀라당 3000만원을 넘어섭니다...ㅠㅠ... 

 

본인은 지난 10년동안 비엠의 한국내 눈땡이 가격에 대해 줄기차게 비판을 하여왔는데요, 최근에는 엔화 환율이 천정부지로 올라버려, 상대적으로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오히려 외국보다 더 착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던 성능좋은 일제차들의 가격이 죄다 수긍할 수 없는 가격대로 인상되어버리는 바람에, 과거의 환율을 지난 6-7년동안 그대로 적용한채 옛날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비엠의 가격이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오히려 경쟁력을 가지게 된 듯 합니다. 이레저레 소비자만 죽어납니다.

 

환율이 안정되면 일제차들의 가격은 반드시 다시 원상복귀되길 희망합니다. 

 

한번 오르면 다시 내리지않는 구시대적 가격정책은 똑똑한 소비자들이 영리한 구매행위를 하는 무한경쟁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고요, 일제 바이크들의 갸격이 정상화 된다면 한국의 눈땡이 비엠가격또한 소비자운동을 통해 정상화 되어야 하겠지요. 

 

투어러의 경우도, 요즘 환율때문에 말도 않되는 3600만원의 가격을 메긴 골드윙을 사느니, 차라리 최첨단 전자장치로 무장된 09년식 비엠 K1300GT가 오히려 더 매력적일듯 합니다. (미국에서 골드윙 24,000달라, K1300GT 22,000달라입니다.)

 

 

 

6) 뽀대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남들이 와 하고 쳐다봐주는 모토사이클의 뽀대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뽀대면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룬'을 타고 있기 때문에 R1200GS를 고를때 뽀대적인 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나름 특징적인 유럽풍의 단단한 외관으로 R1200GS만의 특유의 뽀대가 확실히 있네요.

 

떡대급 바이크들인 골드윙이나 울트라클래식과 함께 세워놓아도 전혀 꿀리지 않을정도의 차대크기며, 울그락불그락 근육이 꿈틀꿈틀 거리는 모습은 아니지만 충분히 터프해 보이는 외관에 끔직한 트렁크가 장착되어 모르는 사람이 보면 '와 이거뭐야!!!!' 할만큼 커다랗습니다. 

 

7) 연비

비엠 모토사이클의 장점중 하나가 바로 연비가 좋다는 것인데요. 일단 출고후 길들이기 주행을 하고 있는중이라 정확한 연비는 좀 더 두고보며 계산해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느낌상 골드윙과 룬 보다는 연비가 좋은것은 확실하네요.

 

트립컴퓨터에 100킬로 주행시 소보된 연비가 표시되는데, 첫 주유후 지금까지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길들이기 주행시의 연비는 대략 100킬로 가는데 7리터 정도 드니까 리터당 대략 14킬로 정도가 나오고, 투어링시 연비는 대략 리터당 20킬로 정도가 나오네요. 엔진이 잘 길들면 아마도 훨썬 연비가 더 좋아질듯 하니까 대배기량 바이크로는 훌룡한 연비 입니다.

 

 

 

8) 수납성

R1200GS의 정품 사이드 와 톱 바리오케이스를 장착하였는데, 케이스의 사이즈를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바리오케이스를 최대로 늘렸을때 우측 사이드케이스에는 커다란 시스템 헬멧하나가 쑥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고요, 좌측 사이드케이스는 머풀러부분이 간섭을 하고 있어서 저장공간이 줄어들긴 했지만 투어시 필요한 물품의 수납에는 별반 어려움이 없을 듯 합니다.

 

옵션으로 리어시트케이스와 탱크케이스도 있어, 필요한 모토사이클 캠핑짐을 적제하기에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R1200GS의 톱과 사이드 트렁크는 필요에 따리 쉽게 띄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점이 특징적입니다. 다른 모토바이크들은 트렁크를 한번 붙이면 기구를 사용하여 떼어내야 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땟다 붙였다 하는것이 불가능하지만 R1200GS의 바리오케이스는 아주 손쉽게 착탈이 가능한점이 무척 좋네요.

 

9) 방풍성

골드윙으 커다란 윈드스크린에 비하면 쬐그마한 윈드스크린이 붙어있는 R1200GS의 방풍성은 사실 그리 좋다 느껴지지 않네요. 현재 시내길들이기 주행을 위해 윈드스크린을 위로 올려놓은 상태인데(제일 위칸에서 3번째 크릭에..) 라이딩시 주행풍이 헬멧을 타고 넘어가지않고 바로 안면부로 몰아치는 느낌이라 풀페이스 윈드스크린이 없으면 얼굴에 주행풍이 느껴집니다.

 

아마도 윈드스크린을 적절히 조정하면 주행풍의 흐름을 바꿀수는 있겠지만, 골드윙이나 K1200LT와 같은 대형 투어러의 완벽한 방풍성능에는 못 미칩니다. 

 

10) 기타 아쉬운점

역시 후진기어가 없다는 점 이 무척이나 아쉽네요. 후진기어를 사용하여보지 않은 사람들은 뭣하러 모토사이클에 후진기어가 필요하냐고 오히려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골드윙의 편리한 버튼식 후진기어에 한번 맛이 들은사람은 누구나 아마도 똑같이 느낄겁니다.

 

후진기어가 있는 모토사이클과 후진기어가 없는 모토사이클의 차이는 사실 겪어보면 하늘과 땅입니다. 모토사이클 기술이 한없이 발전하여 언젠가는 라이더의 힘만으로는 제어가 힘든 좀 무거운 모든 바이크들에 살짝 눌러만 주면 뒤로가는 후진기어가 다 달리기를 희망하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