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만에 지하 주차장에서 잠자고 있던 애마 골드윙의 심장을 깨워 바람을 따라 모토바이크 라이딩을 하였습니다.
이제는 제법 연식이 쌓인 나의 분신 골드윙 GL 1800. 2003년 9 월 빤짝빤짝 빛나던 녀석을 박스에서 꺼내 첫 시동을 걸던 때가 바로 엇그제 같은데 벌써 짧지않은 4년 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참으로 세월은 유수와도 같이 빠르게 흐릅니다.
눈에 거슬리는 먼지라도 묻으면 입김 호호불며 털어주면서 관리하여 왔기 때문에 아직도 처음 박스에서 꺼내던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 하고 있는 믿음직스러운 바이크 입니다.
22일 연휴가 시작 되는 토요일. 아침 일찍 바이크에 시동을 걸어 길 을 나섭니다.오늘의 목적지는 몇년동안 가보지 못한 강화도 입니다.김포로 가는 길이 익숙치 않아 겨우 겨우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몇년사이에 새로운 길들이 많이도 생긴듯, 강화읍내를 통과 하지 않고 바로 초지대교를 지나 강화도로 입도.
바다바람이 상쾌합니다.
외포를 향해 바람과 같이 내달려 석모도로 향하는 배 에 탑승,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잠깐동안 동심의 세계로..
정말 오랫만에 다시 찿은 석모도 보문사, 바이크를 타고온 모습이 낯설고 특별한 듯 흘끔흘끔 쳐다보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모른척하고 라이딩 복장 그대로 보문사 경내를 둘러보고 기도빨이 유난히 세다고 소문난 마애불상이 모셔진 산중턱 암벽 까지 450 여개의 계단을 올랐습니다.
마음 속 으로 소원을 빌어 봅니다.
강화도를 떠나,그 길로 곧장 양평의 두물머리를 향해 거침없이 스로틀을 올립니다. 추석절 많은 차량으로 가득 메워진 김포-강화 길, 왠만한 자동차 만큼 커다란 모토바이크 골드윙이지만 두바퀴 만의 기동성을 십분 발휘 힘들지 않게 서울로 진입.
자동차 사이를 빠져 현충원으로 진행 하는 길을 가다 보니 눈에 들어오는 교통표지판, "자동차전용도로 끝나는 지점". 젠장, 지금까지 따라온 길이 모토바이크는 통행이 금지된 자동차 전용도로 였던 모양 입니다.참으로 어쩌구니 없는 괜한 라이더를 위법자로 만들어 버리는 몰상식 한 대한민국의 교통시스템
모처럼 달려보는 양평가는 길은 언제나처럼 여전히 특별 합니다. 바람을 가르며 달려나가는 바이크를 휘감고 어둠이 내립니다. 오래전 바이크를 타고 왔던 모닥불이 정겹던 카페 "봉주르" 의 추억을 향해 달려 갑니다.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모닥불에 앉아 밤이 깊어 지도록 이런저런 상념에 잠겨 봅니다. 하늘에서는 이제 제법 빗줄기가 강해진 밤비가 내리기 시작 합니다. 어둠과 비와 바람과 나무....모든것이 유난히 정스럽게 느껴집니다.
이튿날, 9월 23일 일요일.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로 바이크를 향합니다. 휴일 새벽 일찍 눈이 떠지면 늘상 거침없이 바이크를 내달려 가곤하던 두물머리.새벽 물안개 자욱한 두물머리 벤치에 하염없이 앉아있으면 동양화의 한폭과도 같은 평화스러운 풍경에 답답하던 마음이 가벼워지곤 합니다.
두물머리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군요. 가족끼리, 연인들 끼리...모처럼 만의 여유로움을 잔뜩 누려봅니다. 언제나처럼 두물머리 벤취에 앉아 있다보니 시간의 흐름이 정지해 버렸네요.
정신줄 놓고 앉아있다보니, 시간이 사정없이 흘렀군요.부랴부랴 채비를 갗춰 다시금 출발.바이크 라이딩을 하다보면 만나게 되는 혼자만 즐기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드라이빙 코스들.
그중 한곳이 양평가도를 지나 호명리로 꺽어지는 길 입니다.
모퉁이를 돌아 들어가면 조금 을씨년 스럽게 보이는 청평댐이 나타나고, 댐을 지나 얼마를 달려 가다 보면 길 옆에 강물이 찰랑찰랑 한 강가를 따라 멋진 드라이빙 코스 가 한참 펼쳐 집니다. 이 길을 따라 가면, 남이섬 까지 다다르게 되면서 서울 과 춘천 국도와 연결 됩니다.
오늘은 늘상 가던 남이섬 방향에서 벗어나 자그마한 산길로 꺽어 들어 가 봅니다. 길 입구에 "호명산" 이란는 표지판.
대단히 낭말스럽고 멋진 드라이빙 코스 가 이곳 외진 산길에 숨겨져 있습니다. 라이딩 하는 내내 참 아름답다 하는 생각이 연신 듭니다. 가파른 산길을 따라 심하게 구부려진 와인딩 코스들 집채 만한 나의 바이크 골드윙 이 덩치와는 다르게 가뿐하고 산뜻하게 고갯길을 치고 올라 줍니다.
한참 고개를 돌고 돌아 가다보니, 어디선가 들려오는 산 중 의 피아노 소리.
맑고 아름다운 피아노의 선율이 숲속에서 들려 옵니다. 팔뚝에 소름이 끼칠만큼 상큼함이 느껴 집니다. 숲속에 가득한 아름다운 선율
이게 무슨 소리지...?????
고개마루를 돌자마자 나타나는 아름다운 숲속의 그림같은 집,이곳 카페의 이름은 잘 모르겠구요아주 멋진 경관에 주저없이 바이크를 세웁니다.( 그러다가, 각도를 놓쳐 집채 만한 골드윙이 쌀짝 넘어지고 느긋하게 앉아 차 를 마시던 손님들 화들짝 놀라고..ㅎㅎㅎㅎ....골드윙의 경우 좌우로 지지대 가 있어서 살짝 넘어 지더라도 전혀 차체 손상이 없습니다.각도를 놓치게 되면 괜히 낑낑 대고 넘어지지 않을려고 생쑈 하지 말고 살짜쿵 넘어지도록 하여 주는 것이 좋습니다)
스피커를 숲속에다 설치 하여 산 속 에 조용한 피아노 선율이 나뭇잎을 타고 흘러 나오게 만들어 놓은 이쁜 카페. 잘 마시지 않은 커피 지만 그곳의 정취가 듬뿍 담겨서 인지 은은한 커피향 이 향긋하게 느껴집니다.
호명산길.참 멋진 라이딩 코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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