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틈 나는 데로 등산에 더욱더욱 몰입하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훠이훠이 가볍게 뒷산 한바퀴 돌아 내려오는 새벽 이슬산행에서 부터 작정하고 짐 챙겨 좁디 좁은 관광버스 뒷좌석에 찡겨 새우잠 청하며 무박 2일(이러한 무리한 산행시스템은 아마도 대한민국에만 존재 할 듯 한데, 한정된 여가시간의 한국인들에게는 효율적으로 멀리 떨어진 타지방산 까지 가볼 수 있는 유용한 방식 입니다) 지방산 원정산행 까지 가보기도 했고, 해외에서도 일부러 짬을 내어 트렉킹을 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무심하게 지나쳐 왔던 야생초 사이로 숨어서 피어난 이름도 모를 들꽃들의 신비한 아름다움 을 이제사 조금씩 알아 보게 되었습니다.
바람에 휘날리며 꽃비되어 떨어지는 아카시아 꽃잎 사이를 걸어 가다가 그야말로 문뜩 그 옛날 어머님 품속의 냄새와 같이 향기롭고 친근한 산의 내음이 언제나 내 주위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큼한 숲속 산새들의 지저귐 과 바윗돌 타고 흐르는 계곡물의 청량음.
자그마한 기쁨이 큰 행복감으로 이어지곤 하는 산행을 통해 나도 모르게 세파에 휩쓸려 들어 발버둥 치며 치열하게 살아가다 보니 어느덧 까맣게 잊고 지냈던 어린시절의 순진스럽던 마음 과 정신을 조금씩 되 �아 자연인으로 회귀 할 수 있기를 희망 합니다.
북한산, 서울 시내 한복판에 이처럼 수많은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한"거산"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 하고 고맙습니다.
가끔 북한산 산행을 하다 주변 경관이 남다른 곳을 스치듯 지나치다 보면 마음 한구석에 살그머니"흑심(????)"이 발동 하곤 합니다.
아무도 모르게 이곳에서 한밤을 지내 보았으면......
북한산에서는 정해진 장소가 아닌 곳에서 야영을 하게 되면 불법인 줄 알고 있어 내심 쉽사리 실행에 옮기지는 못 하고 있으나 가급적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장소에서 나만의 야영(혹은 비벅)을 벼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별한 "일탈"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그동안 차곡차곡 준비를 하여 왔습니다.
어디든 지고 올라갈 수 있는 자그맣고 가벼운 텐트, 한밤중 책한권 읽으며 나만의 "멜랑콜리"를 즐길 수 있게 해 줄 렌턴류, 차가운 밤기운에 포근한 잠자리 침낭 과 침구류, 만일에 사태를 대비한 호신용품,그리고 야영(비벅) 도중 편하게 움직일 수 있을 아웃도어 슬리퍼 까지..ㅎㅎㅎ
조만간 그동안 늘 벼르고 별러 왔던 북한산에서의 비밀스런 나만의 야영(북한산을 절대 훼손 하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정히 야영이 않되면 그냥 나뭇잎 깔고 비박..)을 실행에 옮기려 합니다.
저 멀리 발아래 반짝이는 서울시내의 야경을 내려다 보며 산속내음과 산의 소리에 파묻혀 하늘을 이불삼고 북한산을 침대 삼아, 북한산을 나홀로 독차지 하고 아주 특별한 밤을 보내는 것...그저 상상만 하여 보아도 즐겁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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