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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루비노 항 입국 / 러시아 휴대전화 / 까르네 (카르네)

Steven Kim 2010. 4. 22. 17:26

왠지 모르겠지만, 이런 옹졸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방명록과 댓글에 올라온 글에는 싸이월드 식의 "답글 달아줘서 감사하다"는 겉치레 인사는 올리지 말자. 그리고 "잘 보고 갑니다. 제 블로그도 와 주세요"와 같은 낚시성 댓글은 절대과감무식하게 삭제하자고 말이지요. 그런데 며칠 전 닉네임 "지바고"님께서 방명록에 올리신 글을 보고서, 이 고리타분한 "주의(ism)"를 고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엄청 많은 도움을 받았으면서도 누군가가 손흔들며 도와주길 외치는 데 그냥 무시할 수 없는게 아닌가 하고요. 여기서 받은 도움을 비록 내가 다시 돌려주지 못하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나와 같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 그것이 은혜를 갚는 길이라던 토니 아저씨, 그리고 카자흐스탄의 올자스가 해주었던 꼭같은 말이 이번 여행을 하면서 얻게 된 삶의 지혜라면 지혜일까요.

 

이런 저런 여행기, 또 저보다 먼저 모터사이클을 타고 세계를 달리시는 분들의 글에서 얻었던 영감 못지않게 제가 느꼈던 2%부족을 다른 분들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아마 첫 부분 어느매인가에 "섬나라 대한민국"이라고 적은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예, 그 말이 사실이예요. 배에다, 비행기에다 땅에서 달릴 다른 탈 것을 가지고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이 익숙치 않아서겠죠. 

 

어디선가 얼핏 읽은 적이 있습니다. 차량을 해외반출 할 때는 국가 식별마크인 ROK를 붙여야 하는데 구청에서 영문자동차 등록증을 신청, 발급받으면서 그 식별마크 스티커를 달라고 하면 준다라고. 저 역시 동네 구청에 가서 자동차(이륜차)해외 일시반출을 위해서 그러니 ROK 스티커 한 장 달라고 그랬습니다. 손바닥 절반만한 타원형의 그 ROK마크를 프린트 해서 오린 다음 코팅해 놓은 채로 가지고 있더군요. 그러면서 나중에 돌아오면 그 코팅된 스티커도 돌려달라고 하네요. 그런가보다 하고 떠난 세상구경. 국경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자국차량임을 표시하는 그 스티커 조차도 액세서리처럼 일반 차량용품점에서 팔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헛웃음만 지었습니다. 그냥 제가 만들어서 붙이고 나가도 된다는 것을 깨닫고 말이예요.

 

더욱이 며칠 전 방명록에 "지바고"님께서 올리신 글을 읽고선,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제 여행자체가 무계획이 계획이었던지라- 여행 중 겪었던 일들, 행정처리, 그리고 손쉬운 팁들은 조금씩 정리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별볼일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실수를 덜 하면 그 만큼 여유있게 여행할 기회와 시간이 더 늘어날 테니까요.

 
그래서 여기는 이런 저런 여행 노하우나 팁을 간단하게 올리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생각에서 뚝딱하고 추가된 메모장입니다.
 
 
(지바고님께서 방명록에 올리신 글)
 
구글어스 구동시켜놓고 님의 이동경로를 추적(?)해가며 모두 관심있게 보았습니다.

저는 오토바이가 아닌 저의 자동차로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포르투갈의 리스분, 로카곶까지 가려고 준비중에 있는 54세의 직장인입니다. 저는 시베리아나 유라시아를 횡단하기 위한 예행연습으로 서유럽과 동유럽에서 렌트카를 빌려 제가 직접 운전해가며 각 보름씩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궁금한점은 아래 세가지 인데 알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1) 동춘페리를 이용하여 자루비노 도착할 경우 통관문제에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동춘페리 직원이 도움을 받는다 하셨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으신지요?

 

(입국심사건물 + 동춘항운 자루비노 지사 건물)

 

==> 동춘항운은 매주 자루비노항에 취항하고 있습니다. 블라디보스톡과 달리 자루비노는 화물하역만을 전문으로 하는 항구입니다. 때문에 우리나라의 간이역사를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자루비노항에 도착해서 여권심사대에서 여권심사를 마치자마자 대합실 같은 곳이 보이는 데 거기서 잠시 기다리시면 동춘항운의 자루비노 지점 직원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하역직후 자루비노 지사 건물 옆 주차장)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어를 구사할 줄 아는 한국인 파견직원이 있기 때문에 통역 및 통관 문제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습니다. 동춘항운의 속초지점(속초항)에서 일단의 서류를 받고 설명을 들은 후, 자루비노 항에서 몇몇 서류작성을 마친 다음 차를 배에서 내리게 됩니다.

 

(러시아 자루비노항 세관 건물)

 

그 후 여권심사건물(동춘항운지사)에서 약 2-300m 떨어진 곳으로 가는데 그곳에 바로 세관이 있습니다. 세관건물 주변에 있는 간이은행에서 러시아루불로 일단의 돈을 환전한 다음 1개월짜리 자동차보험(이륜차의 경우 850루불 정도, '09년7월 40원/1루불)에 가입합니다. 러시아도 우리나라처럼 차량보험 가입이 의무적입니다. 약 2-3000루불 정도를 미리 환전해 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입니다. 그리고 동춘항운 러시아 직원(아주머니, 러시아현지인)이 세관직원들에게 자동차영문등록증+동춘항운서류+보험증을 건네줍니다. 여기까지 동춘항운 러시아 직원(아주머니)이 함께 합니다. 그 후에는 1-2시간의 지루한 기다림만 견디시면 됩니다. 러시아 입국은 생각보다 무섭거나 여렵지 않습니다.

 

2) 러시아(블라디)에서 핸폰을 구입하여 아무 나라나 도착하여 심카드만 교체하면 사용이 가능한것인지요?

 

==> 한국, 일본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들이 GSM 방식의 휴대전화를 사용합니다. 때문에 GSM 방식(심카드 교체) 휴대전화기(공기계)를 먼저 구입하셔야 합니다. 휴대전화기가 있는 경우라면 GSM방식을 사용하는 나라에서 심카드를 구입한 다음 교체하여 사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GSM 방식의 장점은 GSM 가입국가 휴대전화 간에 문자(SMS)전송이 가능합니다. 010 휴대전화기로 자동로밍을 해 오는 경우에도 GSM 전화기에서 010으로 문자(영어)를 보내는 것은 가능합니다.

러시아에서 휴대전화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러시아어 구사능력이 필요합니다. 모든 서류가 러시아어(키릴문자)로 작성되어 있고, 또 직원들 대부분이 영어가 능숙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러시아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하기 위해서는 여권+비자+숙박하고 있는 호텔의 거주등록증(거주등록증에 대해서는 여행안내서에 자세히 나와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등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일정금액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인데, 동네 구멍가게 같은 곳에 MTC간판이 보이면 무인기기에서 자신의 휴대전화 금액 충전(밸런스)이 가능합니다. 가령, 휴대전화=틸리뽄, 충전=바란쓰 정도 손짓발짓으로 하면 통할 거예요. 

  

하지만, 방문할 나라별로 해당국가의 휴대전화 심카드를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고(우즈베키스탄, 이란 등 몇몇 국가에서는 외국인이 심카드를 구입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해당 이동통신사 지점방문을 요구하더군요), 심카드를 바꿀 때마다 전화번호도 바뀌고 또 심카드 비밀번호(PIN 번호)도 계속해서 바뀌는 까닭에 번호외우랴 비밀번호 잊지않으랴 다소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해당국가에서 긴히 연락해야 하는 경우에만 휴대전화를 사용할 목적이라면 010 휴대전화 자동로밍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작은 노트북을 함께 가지고 나가실 계획이라면 "스카이프" 서비스를 권장해 드립니다. 스카이프에 일정금액을 충전(약 2만원 정도)하면 인터넷이 사용가능한 공간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국내/해외에 전화걸기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3) 이란이나 스탄국가 통과시 자동차에 관한 까르네가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요? 루이와 미애의 여행기를 보면 까르네가 없어서 애를 먹었던것 같았습니다



==> 스탄국가의 경우, 까르네가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스탄국가들 대부분이 까르네 가입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입국시에도 까르네가 전혀 필요없었습니다. 때문에 스탄국가 통과시에는 까르네를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스탄국가를 통과할 목적이라면 제일 처음 하셔야 할 것은 바로 비자 만들기 입니다. 물론 이들 스탄국가들은 사용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는 오픈비자를 내 주기보다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한 달간 사용가능한 비자를 내어주기 때문에 일정조정에 신경쓰셔야 할 것입니다. 특히 투르크메니스탄과 같은 국가는 여행비자는 좀처럼 발급해 주지 않고, 또 여행비자를 발급받으면 체류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안내원($50/1일)과 동행해야 하기 때문에, 투르크메니스탄은 대부분이 안내원 동행이 필요치 않은 5일짜리 통과비자(트랜짓 비자)를 발급받아 여행을 합니다. 트랜짓 비자의 경우에는 해당국가를 거쳐서 들어갈 다음 국가의 비자가 먼저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저의 경우에는 이란의 비자를 받은 상태에서 트랜짓 비자를 신청하였습니다. 몇몇 스탄국가들은 국경에서 통행세(결제는 $)를 받는다는 점을 참고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란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릅니다. 비록 미국의 경제제재가 취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이란은 여러 인접국가들과 활발한 물류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스탄국가에서 이란을 거쳐 터키로 가는 차량들, 혹은 그 반대 차량들의 신속한 통관을 위해서 까르네를 요구합니다. 물론 충분한 경제적 여유와 세관에서 서류가 꾸려질 때까지 대여섯시간 멍하게 앉아있을 자신만 있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통과서류 발급에 약 $100 소요). 저의 경우, 상공회의소에서 발급받은 ATA 까르네가 제 여행목적에 해당되지 않는데다 또 ATA까르네가 몇몇 국경(세관)에서는 통용되지 않기 때문에, 통과서류를 별도로 발급받아야 했습니다. 이란통과를 목적으로 하신다면 차량임시통행증인 "까르네 드 패시지(http://en.wikipedia.org/wiki/Carnet_de_Passage)"를 발급받으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가 외국차량들의 일시수입/수출을 좀처럼 경험해 보지 못한 "섬나라"인 까닭에 현재 국내에서는 "까르네 드 패시지"를 발급해 주는 기관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신 캐나다, 스위스 등의 자동차협회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 까르네 드 패시지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국내의 몇몇 모터사이클 여행전문가들이 해외 기관과의 접촉을 통해 까르네 드 패시지를 발급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지바고님께서도 많은 국가들을 통과하시리라 보여집니다. 여유로운 세관통관을 위해 까르네 드 패시지를 꼭 만들어가실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

(캐나다의 경우) http://www.caa.ca/travel/travel-carnet-e.cfm

 

비록 모터사이클 여행이 주이지만, 세계여행을 계획하신다면 다음 사이트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1) http://www.horizonsunlimited.com/ 

2) http://www.advrider.com/

 

(미국 입국의 경우 까르네는 별로 중요치 않지만, 그와 달리 EPA(환경기준서류)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때문에 미국 입국도 계획 중이시라면 직접 미국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캐나다, 멕시코를 통해 들어가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제 바이크가 지금 EPA 서류 문제로 며칠 째 플로리다 잭슨빌 공항창고에 발이 묶여 있답니다.) 

 

 

다시 한번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늘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출처 : 끝에서 처음까지
글쓴이 : SangJoon Le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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