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겨울을 그냥 보내기 아쉬웠던차 금요일 밤 늦게 도선사입구를 통해 삼각산 비박 산행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번 주 일요일은 꼭 참석하여야 할 행사가 있어서 토요일 비박이 불가능 하던 참)
인기척이 뚝 끊긴 늦은 밤 산행 들머리의 현재시간 밤 11시 30여분. 유럽출장 후 오랫만에 나홀로 야간산행을 나서자니 괜시리 신경이 날카로워 집니다. 헤드렌턴을 통해 겨우 겨우 산행시야를 확보하고 사방이 온통 어둠에 무겁게 잠긴 산길을 터벅터벅 따라 오릅니다.
딱, 딱, 딱. 스틱이 부딪치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만 들릴뿐 온통 적막과 어둠 속 산길
산을 오르며 드는 생각, 인생사 모든 것 그저 조물주의 뜻 대로(귀신도 나올려면 나와라..) 네온사인에 휩쌓인 발아래 보여지는 화려한 서울의 불야성, 치열한 삶의 현장이며 평생을 살아가야 할 세속의 모습이 나홀로 아무도 없는 한밤중의 산길을 오르다 뒤 돌아 내려보면 마치 다시는 돌아 갈 일이 없는 딴나라 딴세상처럼 멀리 느껴깁니다
깔딱고개에 이르러 영봉으로 꺽어지는 산 길을 지날때 쯤이면 언제나 처럼 공포감이 듭니다. 산에서 이런저런 사고로 돌아가신 많은 이 들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는 영봉을 언제가는 한번 올라볼 생각. 잰걸음으로 영봉길을 지나며 괜한 무서움을 달래 봅니다..^^
북한산 대피소가 보여지는 장소에 도착 하여 보니 참으로 반갑게도 야영을 하는 분들이 계시네요. 최초의 목표인 백운대로 향하자니 너무 늦은 듯 하여 마침 잘 됐다 오늘밤은 이곳에서 보내자. 그러나 이곳은 원래 특별 라이센스를 취득하신 전문 산악인들만 야영을 할 수 있는 곳이며 일반인의 야영은 엄격히 금지 되어 있고 일반인이 야영 하다 적발 될 경우 국립공원 법 에 의해 벌금(50만원)을 부과 받는 곳 이라고~~
암튼 괜시리 뒷통수에 누가(귀신이) 따라 붙는 듯 하고 살짜꿍 소름이 끼치던차 벌금이고 나발이고 일단..
평지를 찿아 비박지를 확보 하고 침낭 과 침낭카바만으로 잠자리를 확보한 다음 산속에서의 나홀로 낭만을 즐겨 봅니다. 지난번 천왕봉 비박시 잃어버린 프리무스 옴니퓨엘 버너를 다시 구매. 소음이 너무 크다는 불만이 있기는 하지만 암튼 본인 경험 상 아주 훌룡한 버너 입니다. 특히 나홀로 깊은 산중에서 비박시 버너 소리가 오히려 적막감을 달래 주는 듯
물을 끓여 라면을 조리하여 출출한 배를 채워주고 주변을 둘러보며 깜깜한 한 밤중의 절대고독을 즐겨 봅니다.
밤 이 깊이 지고 찬 바람이 점점 강해지던 차 야영을 하시던 팀 에서 야밤에 나홀로 비박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야식을 함께 하자고 고마운 초대를 하여 주시는 군요. 처음에는 모르는 분들과 함께 하기가 좀 거북 스럽고. 함께 나눌 먹을 거리가 변변치 않아 괜한 폐를 끼칠 것 같고 사양을 하였으나 재차 권하시기에 자리를 옮겨 팀에 합석 하려는 순간............
(어..이게 누구야!!!)
지난해 근교산행 산악회를 따라 한두 차례 등산을 함께 하였던 똑똑하고 아름다운 산친구 중 한명의 모습이 일행중에 보이네요.it's small world. 너무나 반갑고 놀라워서뒤로 넘어 질 뻔 하였습니다(두 사람 모두...ㅎㅎ). 내일 릿지산행을 위해 모이신 이 분들 .놀랍게도 유명하신 한분의 산악인과 누구라 그러면 한국사람이 다 아는 유명 정치인 국회의원들의 보좌관님들 세분 이군요. 그리고 산을 좋아하는 2분의 아름다운 여성분들.
참으로 우연히 너무나 반갑고 멋진 분들을 만나 밤 세는 줄 모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분들과의 특별한 만남에 대해서는 나중에 별도의 글을 올릴 생각..
시간이 지날수록 산 속의 날씨가 차가워 집니다.
3월의 날씨 인데도 역시 산속에서 장시간 머물경우 확실한 보온방안 절대적으로 필요 합니다. 상의는 발란드레 베링 500 우모복으로 충분히 보온 하였으나 그리 추울 것 같지가 않아 휴대 하지 않았던 하체 보온용 우모 오버 트라우저가 절실히 아쉬웠습니다.
동계용 등산바지인 몬츄라의 수퍼버티고 바지 하나만 입고는 산 속의 추위를 막기에는 절대 역부족 입니다.
로바의 티벳GTX 등산화를 신었는데도 불구 발가락이 많이 시럽습니다. 이래서 산 속의 날씨를 함부로 대충의 상식으로 가름 하는 것 절대 위험 합니다. 발란드레 토르 1350 침낭의 보온력은 참 자랑 할 만 합니다. 꽁꽁 얼었던 발가락이 침낭속에 들어가 잠을 청하다 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따뜻하여 지며 모처럼 아침이 밝아 올 때까지 숙면 하였습니다.
날씨가 험하여 지며 비와 눈이 내리며 마치 한겨울의 날씨가 다시 찿아온 듯 하였지만 오전 일찍 이분들 덕분에 꼽사리 끼어서 암벽 과 릿지산행에 관한 기초지식을 함께 배우고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의 비박산행을 마감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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