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우연히 어느 사진첩에서 괴상하게 생긴 석회암 야외온천을 보고 세상에 이런곳도 있구나 싶었던 바로 그 석회암 온천수가 흘려 거대한 석회암 절벽을 만들었다는 "파묵칼레'로 가기위해 카파도키아의 괴레메에서 밤 8시에출발하는 야간버스를 타고 밤새동안 장장 10시간 동안이나 터키의 황야를 가로질렀던 특별한 여정.
이번 터키 트랙킹을 위해 어떤 등산화를 신고갈까 고민하다 비싸고 유명한 독일제 등산화들 다 놔두고 역시 낡고 오래된 남대문시장 트랙킹화를 선택 ^^ 독일제 로바나 마인들의 최고급 등산화보다 수십년전 구입했던 남대문표 트랙킹화를 신어야 더 발이 편한데 어떻해~~ ^^
터키에는 야간버스 회사가 무려 백여개가 있다고하고, 각 버스회사간 치열한 경쟁으로 서비스가 매우 좋다고 듣긴 들었지만, 이번에 이용한 네비쉐르라는 회사의 야간버스는 그들 중 서비스가 좀 딸리는 버스회사라는 후문. 각 좌석마다 개인용 비디오도 달려있고(근데 영화가 전부 터키말로 나오기 때문에 무용지물 ㅠㅠ) 운전자와 함께 동승하는 차장이 중간중간 다과도 제공하는걸 보니 서비스가 나쁜편인 것 같진 않았지만, 혈기왕성한 젊은 배낭여행족이라면 모를까 나같은 한물간 배낭여행족에게 밤새동안 10시간이나 타야하는 장거리 버스여행은 역시 무리~~
좌석이 불편해 뒤척이다 어느순간 잠에 폭 빠져들었던 모양, 차장이 어깨를 흔들어 깨워주지 않았으면 파묵깔레에서 일어나지 못했을 정도로 깊은잠에 골아떨어졌던게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신기. 어떻게 그렇게나 불편한 좌석에서 넋놓고 잘 수 있었찌 ???
차장이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비몽사몽 짐을 챙겨 내려보니 버스가 잠시서서 승객들을 내려주는 일종의 파묵깔레 간이정류소에 마중나온 셔틀기사가 내 이름이 써진 종이를 들고 저만치서 기다리며 서있더군요. 여기까지 밤새 달려온 심야버스는 파묵깔레가 종점이 아니라 또 다시 어디로 가는건지 나와 다른 몇사람을 내려놓고 다시 지평선 너머로 멀리멀리 사라져 버렸슴다.
새벽 6시쯤 도착했는데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서 있는 아저씨 발견 ^^ 이번 여정을 예약했던 이스탄불에 있는 여행사의 빈틈없는 준비에 감탄 !!! 버스정류장에서 파묵깔레 석회암 야외온천이 있는 마을까지는 생각보다 휠씬 한참을 가야 했습니다.
죽기전에 꼭 와보야 겠다 싶었던 석회암 빠묵깔레에 드디어 도착!!
석회암지대에 들어설때는 신발은 반드시 벗어야 하더군요. 윗쪽 서문이나 동문에서 오신분들 중에 이런 규정을 모르고 신발을 신고 들어오는 한국할아버지들이 계시던데 경비가 호르라기 불고 쌩난리~~
파묵깔레 야외 석회암 온천은 동서양 막론하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찿아오는 곳 입니다. 서양인들은 남녀노소 할 거 없이 죄다들 비키니만 입고 온천욕을 즐기는데, 이상하게도 한국 일본 중국에서 온 동양관광객들은 그냥 발만 담궜다 갑니다. 수영복을 안가져와서 나두 그냥 발만 담궜다 갈려고 하다가 도저히 억울해서 그냥 갈 수 없더군요..ㅠㅠ 마침 입고있던 속옷이 브랜드 마크가 붙은 깜장빤쓰 !!!!! 모른척하고 검정팬티만 입고 온천욕을 즐겼는데 주변의 서양인들은 다들 유명 브랜드 수영복인줄 알더라구요. 팬티는 역시 여차하면 수영복으로 입을 수 있는 깜장색이 쵝오 !!!!
파묵깔레의 또다른 볼거리는 석회암 온천암벽 뒤 광활한 지역에 남아있는 로마시대 유적들. 트렉킹 코스로도 만만치 않을 거리인데, 터키의 이글거리는 태양에 이날은 너무너무 더워서 본전 아깝고 자시고를 떠나 트랙킹이고 트레일링이고 아무것도 못하겠더라구요. 그나마 숨을 헐덕이며 아직도 제법 원형을 많이 유지하고 있는 야외극장 유적지까지는 걸어 올라갔다 왔으니 그나마 "걸어서 세계로"를 외치는 트랙킹여행가 체면치례는 한셈 ~~
이번 터키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한 페어글라이딩 활공
마지막 순간까지 이걸 할까말까 고민했던 프로그램. 날아 오를땐 약간 아찔 했지만 땅에 착륙하고 나니깐 아주 잘했다 싶었슴다..^^
페어글라이딩 파일로트는 터키인이 아니라 포르투칼 에서 온 친구.
하늘 높이에서 내려다 보이는 파묵깔레의 장관...완전 멋졌지만 진짜루 아찔한 경험 !!!
파묵깔레는 당일코스 보다는 1박2일 코스가 정답인듯 합니다. 유명한 관광지는 석회암 절벽 야외온천 장소 한곳이 전부이기 때문에 그냥 다른곳으로 이동 할 수 도 있지만, 여기까지 와서 파묵깔레 석회암벽에서 펼쳐지는 황홀한 파묵깔레의 일몰을 못보고 그냥가면 정말 억울 !!! 그러나 1박2일 이상 머물필요는 정말 없다 싶네요. 혹시나 1박2일이상 숙소를 잡을려는 사람이 있으면 따라 다니며 말려야 합니다.
석회암에서 일몰이 맞이한 후 내려와 하루밤을 여행사에서 마련해준 호텔에서 묶고 다음날 새벽 "데니즐리" 공항을 이륙하는 비행기에 몸을 싫고 2014년 하반기 "걸어서 세계속으로"의 여정을 마감.
파묵깔레에서 데니즐리 공항까지 꽤나 먼 길을 달려 새벽 7시 이스탄불로 이륙하는 터키항공 탑승. 자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
두 다리가 버텨주는한 아직 가보지 못한 세계속으로 여정은 계속 됩니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라 마음이 한결 가볍네요..^^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을 이륙한후 10시간만에 인천공항에 착륙하는 새로운 비행루트를 그리며 파란만장 하였던 터키여정을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