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여름휴가와 국가경쟁력 | |||||||||
두세 시간만 촛불을 켜고 있으면 해가 뜰 만큼 낮이 길어서 북유럽 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하루를 사는 것을 이틀처럼 산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도 요즘 우리나라처럼 휴가철이다. 시내는 외국 여행객들만 붐비고 현지인들은 대부분 휴가를 떠나 도심이 텅텅 비어 있다. 대통령과 총리를 비롯한 공무원들도 최소 인원만 남기고 휴가를 떠나고 없다. 일반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언론사들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발간하는 온라인판 신문을 6월 하순부터 7월 말까지 발행하지 않는다. 어둡고 길고 긴 겨울을 보상이라도 받듯이 미치도록 여름을 즐긴다. 북유럽은 휴가기간이 두 달쯤 된다. 휴가가 짧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공무원들조차 8주쯤 쉰다. 우리나라 휴가는 앞뒤 주말을 다 끼워넣어야 최장 9일이다. 북유럽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기 위해 짐을 챙기다 보면 끝나는 기간이다. 여름휴가 외에 부활절,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감안하면 북유럽 사람들의 휴가는 석 달 가까이 된다. 이렇게 놀고 먹는데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의 국가경쟁력은 10위권에 포진해 있다. 우리나라는 학생이나 직장인 모두 치열한 경쟁 속에 살고 있지만 국가경쟁력은 31위(2008년 IMD 평가), 24위(WEF 기준)에 머무르고 있다. 청와대 대통령부터 얼리버드(early bird)를 자청하며 새벽부터 설치며 일하는데 대한민국 성적표는 왜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서점에 가면 출입구부터 재테크 관련 '~미쳐라' 시리즈를 비롯해 '이렇게 성공한다'라는 출세 관련 책들이 넘쳐나는데 왜 개인과 국가경쟁력은 갈수록 퇴보하는가. 정말 억울하고 분통이 터질 일이다. 두 달 이상 휴가를 가는 북유럽이 세계 최고 국가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뭘까. 현지에 살면서 체득한 해답은 우리와 다른 '경쟁력'에 대한 개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들보다 잘 뛰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하지만 북유럽 사람들은 '남들과 함께 잘 뛰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내 자식이 남의 자식보다 공부를 잘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하지만 북유럽 사람들은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이 함께 공부를 잘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핀란드는 학교에서 모든 학생이 70점을 받도록 교육하고 나머지 30점은 학생들끼리 머리를 맞대어 해결하도록 교육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학생이 100점을 받기 위해 몇 시간씩 잠을 자지 않고 각자 공부해야 하고 심지어 학원까지 다녀야 한다. 하지만 북유럽은 한두 시간만 공부해 70점을 받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나머지 시간은 논다. 부족한 30점은 친구들끼리 모여 토론하며 해결한다. 그 결과 북유럽은 몇 사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모여 부족한 30점을 채우고 넘쳐 120~130점이란 시너지 효과를 낸다. 지식기반 사회에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는 '창의력'이다. 국가 간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지식시대에 '최초' 또는 '최고'를 만들어내는 창의력은 상상력, 깊이 있는 사고력에서 나온다. 역설적인 얘기지만 많이 놀고 쉬어야 창의력이 나온다.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얼음이 녹으면 무엇이 되나요?"라는 질문에 과연 몇 명이나 "물" 대신 "봄이 된다"는 답변을 할까. 우리 모두 짧지만 휴가 기간에 많이 생각하고 느끼자. [과학기술부 = 이병문 차장 leemoon@mk.co.kr] |
출처 : 고운 (김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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